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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도시의 절망…사랑을 향한 ‘SOS’

등록 2010-03-17 19:25

영화 ‘도와줘, 에로스’
영화 ‘도와줘, 에로스’
리캉성 감독 ‘도와줘, 에로스’




타이완(대만) 뉴웨이브 영화의 기수, 차이밍량 감독의 대표작 <애정만세>에서 고독한 게이를 연기했던 배우 리캉성(이강생)을 기억하시는지. 영화 시작 10분이 지나도록 대사 한마디 없이, 물소리, 차소리 등 소음을 음악처럼 사용하던 이 파격적인 영화에서 그는 마치 세상의 끝에 이른 듯한 텅 빈 표정으로 여자옷을 입고 혼자 춤을 췄다.

<도와줘, 에로스>는 리캉성이 각본과 연출, 주연을 맡아 1인3역을 해낸 영화다. <애정만세> 이후 차이밍량의 페르소나로 자리를 굳힌 그의 두번째 연출작이다. 차이밍량은 영화의 제작과 미술감독을 맡았다.

<도와줘…>는 차이밍량 영화와 닮은 듯 다르다. 도시인의 외로움과 공허를 감각적 영상으로 잡아내는 건 비슷하지만, 리캉성이 찾아낸 오늘의 타이완 풍경은 차이밍량의 그것보다 더 에로틱하고, 더 절망적이다.

주식 투자로 잘 먹고 잘 사는 아지에(리캉성)는 경제위기로 큰 손해를 보게 된다. 기댈 안식처라고는 대마초와 전화상담소 상담원의 달콤한 목소리뿐. 옷장 안에 대마초를 키우며 상담원에게 자살하고 싶다고 징징거린다. 아래층 빈랑(타이완 사람들이 껌처럼 씹는 열매) 판매소에 새로 온 여인(인신)과 같이 살게 되지만, 그의 마음엔 상담원뿐이다. 그가 상담원을 스토킹하기 시작하면서 관계는 파국으로 치닫고,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깨달을 무렵 영화는 끝난다. 몇몇 장면들은 놀라울 정도로 독창적이고, 영화음악도 아름다운데, 감독만의 목소리는 아직 잘 들리지 않는다. 18일 스폰지하우스 광화문 단독 개봉.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사진 스폰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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