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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회개한 다국적기업? 거짓말이라도 괜찮아

등록 2010-03-21 18:39수정 2010-03-21 19:12

세상을 뒤집는 ‘예스맨’ 활약상 담은 다큐멘터리
세상을 뒤집는 ‘예스맨’ 활약상 담은 다큐멘터리
세상을 뒤집는 ‘예스맨’ 활약상 담은 다큐멘터리




“‘다우’가 착한 일을 하겠다고 하자 시장은 오히려 벌을 주었다. 이러니 어떻게 기업이 옳은 일을 할 수 있을까? 시장의 규칙을 바꿔야만 한다. 그러려면 정부의 규제가 필요한데 정작 정부가 시장 경제를 맹신하고 있다는 거다.”

2004년 영국 방송 비비시(BBC)는 특종을 한다. 다국적기업 다우가 인도 보팔에 있는 유니언 카바이드(2001년 다우에 인수됨)의 살충제 공장에서 독가스가 유출돼 수천명이 사망하고 15만명 이상이 불구가 된 사건 20돌을 맞아 인도의 피해자들에게 120억달러 규모의 보상금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을 생방송으로 보도한 것이다.

하지만 오보였다. 방송이 인터뷰한 사람은 다우의 대변인 행세를 한 미국 시민단체 ‘예스맨’이었다. 보상발표 직후 다우의 주식은 폭락했고 한 시간 내에 2조4000억원이 증발했다. 이를 두고 예스맨이 하는 말이다.

새 영화 <예스맨 프로젝트>는 다우존스 사례 외에 요절복통, 통쾌상쾌한 이들의 활약상이 줄줄이 나온다. 부시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꼴보수 딕 체니가 시이오를 지낸 민영 군사기업인 핼리버튼의 이름으로 우스꽝스런 구호장비 ‘서바이바볼’을 개발·발표해 그들을 조롱하고, 석유라면 물불 안 가리는 엑손을 대신해 그 회사의 착한 청소부가 기증한 주검으로 친환경 양초 ‘버볼리움’을 만들어 국제회의장에서 발표함으로써 그들을 조롱한다.

이들은 허리케인 카트리나보다 무서운 미국 주택도시개발청(HUD)의 중장비가 굉음을 울리는 뉴올리언스에 출동해 거짓말을 한다. 이번에는 그곳 사무총장의 보좌관 행세다.

“저희는 임대주택 철거에 열을 올렸습니다. 임대주택이 범죄와 실업의 온상이라 생각한 것이죠. 우리가 틀렸습니다. 임대주택을 허물고 대신 다양한 소득층이 섞인 아파트를 짓자 기존 주민들은 대부분 다시 입주하지 못했고 노숙자로 전락한 주민도 있었습니다. 우리는 저소득 임대주택 사업을 재개할 것입니다.”

시 당국과 주택도시개발청, 언론은 불쌍한 사람들을 이용한 잔인한 장난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달랐다. “이런 장난이 아니라면 우리가 어떻게 사는지 누가 와서 보겠어요. 이젠 우리들도 당국은 왜 이런 조처를 안 하는지 물을 겁니다.”

예스맨은 말한다. “고통받는 사람들을 두고 더는 얌전히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우리가 안 쓰던 힘을 행사할 때라고 봐요. 사회단체에 가입하든가 직접 만드세요.” 25일 개봉.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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