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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이렇게 어리둥절한 사랑도 있을까

등록 2010-03-24 19:35

영화 ‘비밀애’
영화 ‘비밀애’
쌍둥이의 삼각관계 ‘비밀애’




<비밀애>는 흥미롭다. 그것은 등장인물이 일란성 쌍둥인 데서 비롯된다. 이야기는 결혼 직후 혼수상태에 빠졌던 쌍둥이 형이 자신의 아내와 쌍둥이 동생이 사랑에 빠진 뒤에 깨어나면서 이상한 삼각관계가 만들어지고 결국 파국에 이른다는 것.

영화의 가장 큰 흥미로움은 애매모호함. 쌍둥이 형제(유지태)의 이름도 진우와 진호. 흡사한 용모에다 이름까지 비슷해 잠시 한눈을 팔면 누가 누군지 헷갈린다. 형제와 순차적으로 사랑에 빠진 연이(윤진서) 역시 두 사람을 헷갈리는데 급기야는 잠자리를 같이할 때도 그렇게 된다. 그렇다면 연이가 사랑한 사람은 누군가? 영화가 막판에 던지는 질문이다.

그 매력은 관객의 편집권으로 이어진다. 영화 곳곳에 의도적으로 심어둔 단서들로 관객들은 자기만의 이야기를 꾸릴 수 있다. 진우-연이의 결혼식에서 진우가 받은 반지는 작아서 제대로 끼워지지 않는다. 쌍둥이 형제는 어려서부터 바꿔치기 놀이를 해 온 터이다. 예물 준비 과정에 끼어들어 동생이 장난을 쳤을 수도, 애초 연이의 상대가 동생이었을 수도 있다. 쌍둥이 형과 동생의 자리를 이리저리 바꾸면 스토리는 점점 재밌어진다.

아예 창작할 수도 있다. 애당초 쌍둥이는 없었다. 연이가 만들어낸 한 남자의 두 페르소나일 뿐이다. 섹스를 하면서도 헷갈린다는 게 말이 되는가 말이다. 그렇다면 영화는 ‘누구를 사랑하는가’라는 질문이 아니라 ‘바로 이중적인 것이 사랑이다’라는 서술이 된다. 25일 개봉.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사진 한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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