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클래스’
프랑스 교실 담은 영화 ‘클래스’
<클래스>는 한국 관객들을 ‘문화 충격’에 빠뜨릴 만한 영화다. 선생이라는 사람이 왜 교과서대로 가르치지 않고 아이들과 말싸움을 하고 있는 건지, 왜 학생 평가를 회의로 결정하고, 그 회의에 학생 대표를 참여시키는 건지…. 한국 학교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상황의 연속이다. 아무리 토론의 나라 프랑스라고 해도 “모든 수업이 이렇게 진행되는 것은 아니”라고 로랑 캉테 감독은 인정한다. 파리시 20구의 공립 중학교에 다니는 실제 학생들과 교사들이 출연하는 이 다큐멘터리 같은 영화는 실은 정교하게 고안된 픽션이다. 교사와 학생의 토론과 갈등에 앵글을 맞췄다. 담임 교사이자 언어를 가르치는 마랭(프랑수아 베고도)은 아이들과 주먹다짐 직전까지 갈 정도로 격렬한 토론을 한다. 아주 사소한 문제까지 파고들며 논쟁을 벌이는 바람에 아이들은 선생을 이기고 싶어 안달하고,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플라톤의 <국가론>을 읽어 오는 아이도 생긴다. 언어를 예술로 생각하는 프랑스인들의 철학이 녹아 있는 설정인데, 언어의 애크러배틱을 펼치던 프랑수아는 딱 한 번의 실언으로 학생들 전체와 대립하게 된다. <클래스>는 할리우드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가 제시하는 낭만주의 학원물의 정반대 지점에 서 있다. 언어와 인종, 세대와 권위 등 다양한 주제들에 대한 생각거리를 던지는 사려 깊은 영화지만, 골치 아픈 영화는 아니다. 특히 새로움을 두려워 않는 관객들에게는. 제61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2008년). 4월1일 개봉. 이재성 기자, 사진 영화사 진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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