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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염색체만 하나 더 있을 뿐인데…

등록 2010-04-07 19:01

영화 ‘미투’
영화 ‘미투’
새 영화 ‘미투’ 다운증후군 배우출연 화제
다운증후군 배우들이 출연해 사랑을 이야기하는 영화가 나왔다. 스페인 영화 <미 투>.

주인공 다니엘(파블로 피네다)은 유럽 최초로 학사학위를 받은 다운증후군 장애인. 작은 키, 짧은 팔다리, 동그란 눈 등 증후군 특유의 겉모습과는 달리 지능과 언어구사 능력 등은 정상이다. 그의 첫 직장인 장애인 복지단체 근무자들은 그를 민원을 위해 찾아온 장애인으로 지레짐작한다. 물론 겉보기 편견은 곧 사라지지만 잠재된 차별은 어쩔 수 없는 일. 회식 뒤 다니엘만 떼어놓고 나이트클럽으로 가버린다. “나는 미성년자가 아니라 서른네 살의 어른이다”라고 외치지만 닫힌 문은 열리지 않는다. 그런 가운데서 그를 정상인과 다름없이 대해주는 비장애인 동료 라우라(롤라 두에냐스)를 보고 반하게 된다.

영화가 나온 것은 다운증후군 장애인 배우 파블로 피네다가 있었기 때문. 그는 중세 히로니뮈스 보스의 그림 <쾌락의 정원>을 해설할 정도이며 사람들을 쉽게 웃길 만큼 언변이 뛰어나다. 연애만 빼면 그의 생각과 말과 행동은 영화 속 주인공 다니엘과 똑 같다. 오디션을 통해 주인공으로 그를 낙점하면서 애초의 영화는 그의 존재와 능력을 중심으로 재편됐다고 한다. 영화는 그의 입을 통해 마음을 까놓고 싶어도 하릴없는 다운증후군 장애인의 애환과 사랑을 말한다.

안토니오 나아로 감독도 괴짜. 스스로 영화에서 다니엘의 형이자 친구로 등장해 “너와 비슷한 사람을 찾아보라”며 거침없는 충고를 한다. 그것이 밉지 않은 것은 그의 여동생 로르데스 나아로 역시 심한 다운증후군이어서 사정을 잘 알고 하는 말이기 때문. 로르데스는 자신을 과보호만 하려 드는 ‘엄마의 집’을 탈출해 또다른 장애인 페드로와 사랑을 나누는 루이자를 연기한다. 그리고 당당히 외친다. “나를 어린애 취급하지 마세요.”

루이자와 페드로가 만난 곳은 ‘모빌 댄스 컴퍼니’라는 실제 춤단체. 지적장애를 가진 무용수들로만 1996년 구성돼 지금껏 활동하고 있다. 이곳은 단원들한테 직업과 표현의 기회를 주는 동시에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다리 노릇을 한다. “단지 염색체만 하나 더 많을 뿐인데… 그냥 좋아하면 안 되나요?” 영화는 그렇게 말한다. 15일 개봉.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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