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오 감독의 <키스할 것을>
전주국제영화제 ‘관전포인트 5’
11번째를 맞는 전주국제영화제(JIFF)가 오는 29일부터 5월7일까지 전주 일대에서 열린다. 세계의 신인 감독들을 발굴해 상업영화의 대안을 제시해온 만큼, 이번 주제 역시 ‘자유, 독립, 소통’으로 전통을 잇는다. 우리나라와 미국·일본을 비롯해 남미와 유럽 등 49개 나라의 영화 209편이 경쟁부문과 JIFF 프로젝트, 시네마스케이프, 시네마페스트 등 7개 부문으로 나뉘어 선보인다. 독창적인 단편영화를 선보여온 박진오 감독의 첫 장편영화 <키스할 것을>이 개막작으로, 벨기에 출신 페드로 곤살레스 루비오 감독의 <알라마르>(To the sea)가 폐막작으로 선정됐다. 개·폐막작 예매는 13일부터, 일반 상영작 예매는 15일부터 시작된다. 프로그램과 일정은 누리집(www.jiff.or.kr)을 참고하면 된다.
‘자유, 독립, 소통’ 주제 29일 개막
페루·칠레 등 신인감독 작품 눈길
동유럽 거장들 대표작 관객 손짓
각국 ‘폴리티컬 시네마’ 특별전도 ■ 남미의 젊은 피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의 초점은 남미다. 흔히 접하기 힘든 남미 영화, 그중에서도 도전적인 신인들의 작품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국제경쟁부문 상영작 11편 중 각각 페루·콜롬비아·아르헨티나·칠레에서 만들어진 <파라다이스> <크랩 트랩> <카스트로> <와초> 등 4편이 포함돼 있다. 시네마스케이프 부문에 초청된 4시간12분짜리 미스터리 스릴러 <기묘한 이야기들>은 아르헨티나 영화계에서 바람몰이 중인 마리아노 이나스 감독이 만들었다. 역시 아르헨티나의 신예인 마티아스 피녜이로 감독은 신작 장편 <그들은 모두 거짓말하고 있다>와 디지털 단편 <로잘린>을 출품했다.
■ 거장을 만나다
남미에서 신인들이 전주를 찾는다면, 거장들은 유럽에서 온다. 포르투갈의 페드루 코스타 감독과 헝가리의 미클로시 얀초 감독이다. 지난 10년 사이 가장 혁신적인 영화 미학을 시도해온 것으로 평가받는 코스타 감독의 전작 회고전이 마련됐다. 장·단편 영화 전작 12편과 감독에 대한 다큐 1편이 상영된다.
영화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거장의 대표작을 소개하는 오마주 프로그램이 신설돼, 처음으로 얀초 감독의 <적과 백>을 비롯한 1960년대 영화 6편을 소개한다. 이 밖에 독일 감독 중 논쟁적이고 급진적인 인물로 꼽히는 로무알트 카마카 감독과, 한국 독립 다큐의 대부 김동원 감독의 회고전도 마련됐다.
■ 영화 속에 담긴 정치
치열한 이념 투쟁을 거쳐온 지난 세기 세계 각국의 ‘폴리티컬 시네마’를 들여다볼 자리를 기획한 것도 눈길을 끈다. 올해의 영화제 주제인 자유·독립·소통과 통하며, 오늘 이 땅의 우리 현실을 돌아보게 하는 핵심 부문이기도 하다.
‘저항과 혁명의 시’ 특별전에 소개되는 영화는, 역사적 기록과 분석의 딱딱한 정치 영화로부터 신화적 시간을 무대로 펼쳐지는 우화까지 폭넓고 다양하다. 세르게이 에이젠시테인의 고전 혁명영화 <10월>, 숨을 거둔 체 게바라의 얼굴을 아무 말 없이 3분간 보여주는 충격적 마지막 장면으로 유명한 아르헨티나 다큐 <불타는 시간의 연대기>, 시민사회의 신화적 기원을 고대 비극으로부터 되짚는 다니엘 위예와 장마리 스트로브의 <안티고네> 등 7편이 상영된다.
■ 잠 못 드는 축제의 밤
뜻과 깊이를 추구하는 동시에 일반 관객들을 위해 준비한 순서가 시네마페스트 부문. 애니메이션을 모아 보여주는 ‘애니페스트’에서는 <돌아가는 길> 등 한국 단편 애니 5편과 <얼음의 마법사> 등 라트비아의 독특한 신작 애니 4편을 준비했다. 가족 단위 관객을 위한 ‘영화궁전’은 세계적인 어린이책 작가 모리스 센닥의 동명 그림동화가 원작인 <괴물들이 사는 나라> 등 9편, 심야상영 프로그램 ‘불면의 밤’은 조지 로메로 감독의 <서바이벌 오브 데드>를 비롯한 공포, 미스터리물 등 9편으로 꾸민다. 전주의 따뜻한 봄밤을 느끼며 영화를 보는 ‘야외상영’도 관객을 기다린다.
■ 감독에게 듣는 영화
영화제가 아니면 접할 수 없는 독특한 영화를 맛보는 즐거움도 크겠지만, 영화감독들을 만날 수 있는 것 역시 영화제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 지난해 영화 평론 마스터 클래스에 이어 올해는 영화감독 마스터 클래스를 진행한다. 봉준호 감독과 페드루 코스타 감독이 주인공이다. 5월1일 봉 감독의 마스터 클래스에서는 <플란더스의 개>에서 <마더>까지 전 작품 4편의 첫번째 릴과 마지막 릴을 상영한 다음 ‘영화의 시작과 끝’이라는 주제의 강연이 펼쳐진다. 회고전이 마련된 코스타 감독은 5월2일 관객들 앞에서 자신의 영화세계를 털어놓는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페루·칠레 등 신인감독 작품 눈길
동유럽 거장들 대표작 관객 손짓
각국 ‘폴리티컬 시네마’ 특별전도 ■ 남미의 젊은 피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의 초점은 남미다. 흔히 접하기 힘든 남미 영화, 그중에서도 도전적인 신인들의 작품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국제경쟁부문 상영작 11편 중 각각 페루·콜롬비아·아르헨티나·칠레에서 만들어진 <파라다이스> <크랩 트랩> <카스트로> <와초> 등 4편이 포함돼 있다. 시네마스케이프 부문에 초청된 4시간12분짜리 미스터리 스릴러 <기묘한 이야기들>은 아르헨티나 영화계에서 바람몰이 중인 마리아노 이나스 감독이 만들었다. 역시 아르헨티나의 신예인 마티아스 피녜이로 감독은 신작 장편 <그들은 모두 거짓말하고 있다>와 디지털 단편 <로잘린>을 출품했다.
페드로 곤살레스 루비오 감독의 <알라마르>(To the sea)
다큐 <불타는 시간의 연대기>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