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로빈후드’
리메이크·속편 주류… 한국영화 상대적 부진
연중 최대 영화 성수기인 5~7월을 맞아 여느 해보다 국내외 대작들의 흥행대전이 뜨겁다. 올여름 흥행을 좌우할 할리우드산 블록버스터들은 검증된 인기를 등에 업으려는 속편과 리메이크작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여름 흥행전의 포문을 연 <아이언맨2>가 이런 할리우드의 전략을 잘 보여준다. 여름 성수기가 월드컵과 겹치는 바람에 몇 안 되는 국산 대작들은 설상가상의 처지에 놓였다.
리들리 스콧 감독, 러셀 크로, 케이트 블란쳇 주연의 기대작인 <로빈후드>(5월13일 개봉) 역시 누구나 알고 있는 고전을 스콧 감독이 어떻게 재해석하느냐에 관심의 초점이 놓여있다. 웨스 크레이븐의 1980년대 동명 고전 명작을 리메이크한 <나이트메어>(5월20일), 컴퓨터 게임을 영화화한 <페르시아의 왕자:시간의 모래>(5월27일), 1985년 영국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엣지 오브 다크니스>(6월3일), 1980년대 동명 영화를 다시 만든 <베스트 키드>, 인기 드라마 시리즈의 극장판 <에이 특공대>, 아널드 슈워제네거의 87년 흥행작을 리메이크한 <프레데터스>(7월8일), 1940년대 디즈니의 <판타지아>를 각색한 <마법사의 제자>(7월15일) 등은 모두 리메이크작의 범주에 들어간다.
속편도 적지 않다. <아이언맨2>를 비롯해, <섹스 앤 더 시티2>(6월10일), <슈렉> 4편인 <슈렉 포에버>(7월1일), <트와일라잇> 3편인 <이클립스>(7월8일) 등이 줄줄이 대기중이다.
이들 속편과 리메이크작들은 지명도를 내세워 위험을 낮춘 대신 유명 감독의 연출과 스타 배우들을 승부의 포인트로 내세운다. <로빈후드>를 만든 리들리 스콧 감독은 <에이리언> <블레이드 러너> <글래디에이터> 등으로 정평이 난 거물 감독. <페르시아의 왕자>는 세계적인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와 <도니 브래스코> <해리포터와 불의 잔>을 연출한 마이크 뉴웰 감독이 손을 잡았다. <로빈후드>의 러셀 크로, <나이트메어>의 재키 얼 헤일리, <엣지 오브 다크니스>의 멜 깁슨, <베스트 키드>의 청룽(성룡)과 윌 스미스의 아들 제이든 스미스 등도 과연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관심을 모으는 배우들이다.
속편과 리메이크작이 아닌 영화로는 거장 로만 폴란스키 감독이 동명 베스트셀러를 영화한 <유령작가>(6월3일)가 주목거리다. 이완 맥그리거와 피어스 브로스넌이 정통 스릴러를 지향하며 연기 대결을 펼친다. ‘반전의 미학’을 자랑하는 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판타지 어드벤처 <라스트 에어벤더>(7월22일)를 준비해뒀다. <베트맨 비긴즈> <다크 나이트> 등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셉션>(7월15일)엔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출연한다. 이밖에 톰 크루즈와 캐머런 디아즈가 나오는 액션 코미디 <나잇 앤드 데이>(6월24일), 마이클 윈터보텀 감독, 제시카 알바 주연의 서스펜스 스릴러 <킬러 인사이드 미>(6월17일), 제니퍼 로페즈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플랜B>(7월1일), 앤절리나 졸리가 나오는 액션 스릴러 <솔트>(7월22일) 등도 빼놓을 수 없는 굵직한 대기작들이다.
할리우드의 여름 대공세에 맞서는 한국영화는 그리 많지 않다. 칸영화제에 진출하는 명장들의 <시> <하녀>(이상 5월13일) <하하하>(5월5일)를 빼면 강우석 감독의 <이끼>(7월15일) 정도가 유일한 대작으로 꼽힌다. 김명민 주연의 범죄 스릴러 <파괴된 사나이>(6월), 춘향전을 전복한 <방자전>(6월3일), 한국전쟁을 그린 <포화 속으로>(6월17일), 박중훈 주연의 <내 깡패 같은 애인>(5월20일) 등이 할리우드 영화와 국지전을 벌일 주요 작품들이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영화 ‘페르시아의 왕자:시간의 모래’
위쪽부터 영화 ‘하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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