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업 기자의 ‘여기는 칸’
칸 영화제 비평가 주간에 초청된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을 두고 시선이 쏠렸다. 막상 뚜껑을 열리자 영화에 대한 평은 상당히 엇갈렸다.
14일 오후 5시30분 에스파스 미라마르 영화관에서 상영한 이 영화는 장철수 감독의 첫 작품. 은행에서 비정규 직원으로 근무하는 해원이 고향인 무도를 찾아가서 겪게 되는 ‘말도 안되는 사건’을 내용으로 한다. 어릴 적부터 남성들의 폭력에 시달려 왔고 남자 동창과 결혼해서도 극심한 육체노동과 성폭행에 시달리며 살다가 친구의 방문과 때를 같이해 억압이 폭발하면서 주변사람들을 잔혹하게 살해한다는 줄거리다. 남성폭력에 대한 과장된 설정과 잔혹한 살인장면 등으로 영화는 몹시 엽기적이다.
장철수씨는 영화가 시작되기에 앞서 자신이 세상에 태어날 때의 기분이 궁금했는데, 아마도 이번 칸 초청상영이 그렇지 않을까라며 고무된 표정이었다. 김기덕 감독 아래서 3년동안 일한 장감독은 김 감독의 엽기코드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었다.
주인공의 억눌린 분노가 처음 터져나올 즈음에는 박수가 터졌지만, 후반 잔혹함이 도를 넘으면서 곳곳에서 한숨소리가 들렸다. B급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한테는 먹힐 듯하다.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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