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종려상엔 타이영화 ‘전생을 기억하는…’
한국 영화가 칸영화제에 우뚝 섰다. 올해 칸국제영화제는 그동안 영화의 변방이었던 아시아와 아프리카 영화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한국 영화는 사상 처음으로 두 편이 상을 받으며 아시아 영화 바람을 이끌었다. 23일 오후(현지시각)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발’에서 열린 칸국제영화제 페스티벌에서 이창동(57) 감독의 영화 <시>가 본선 각본상을 받았다. 전날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가 본선 외 경쟁부문인 ‘주목할만한 시선상’을 받은 데 이어 <시>가 본상을 수상해 한국 영화 2편이 칸 상을 받는 기록을 세웠다.
<시>는 60대 여성 미자(윤정희)의 시 쓰기와 손자의 성폭행 사건을 교직하며 ‘시란 무엇인가’를 묻는 영화다. 이 감독은 2007년 <밀양>으로 전도연에게 여우주연상의 영광을 안긴 데 이어 3년 만에 두번째로 경쟁부문에서 수상했다. 한국 영화가 칸영화제 본선 경쟁부문에서 상을 받은 것은 2002년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이 감독상을 받은 이래 다섯번째다. 이창동 감독은 시상식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대한 것은 오히려 여우주연상이었다”며 “시나리오의 미덕을 평가받은 것 같아서 기쁘고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칸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은 타이의 아피찻퐁 위라세타꾼(39) 감독의 <전생을 기억하는 분미 아저씨>(Uncle Boonmee Who Can Recall His Past Lives)가 받았다.
타이 영화가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고, 아시아 영화로는 일본 감독 이마무라 쇼헤이의 <우나기>가 수상한 1997년 이후 13년 만이다. 그랑프리인 심사위원상은 아프리카 차드 영화 <울부짖는 남자>에 돌아갔다.
임종업 선임기자, 칸/이화정 <씨네21> 기자blitz@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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