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영화·애니

“춘향의 순정과 도발 모두 담으려니…”

등록 2010-05-28 19:25

배우 조여정
배우 조여정
영화 ‘방자전’ 배우 조여정
이유있는 파격 노출 연기




서른 즈음에 들어서고도 자그맣고 귀여운 느낌만 주던, 그래서 성인 연기자로선 늘 뭔가 2% 부족한 듯하던 배우 조여정. 언젠가 한 번은 한 건 터뜨릴 것 같은 눈빛이더니, 이제사 큰 사고를 쳤다. <방자전>에서 그가 보여준 노출 연기는, 근래 보기 드문 정도의 파격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이게 첫 ‘베드신’이라니.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고 잔뜩 기대했던 관객들을 실망에 빠뜨린 <하녀>의 벗는 연기는 비교도 안 된다. 도도하게 감추는 것이 여배우의 미덕이던 시대는 이제 확실히 저문 것 같다.

지난 25일 오후 <방자전> 언론시사회 뒤 기자들과 만난 조여정은 짐짓 별것 아니라는 표정을 지었다. “노출 연기, 과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연예계 돈벌이로 범람하는 ‘누드 화보’쯤과는 비교하지 말라는 듯하다. “방자와 춘향이는 떳떳할 수 없는 사랑, 비밀스럽고 가슴 아픈 사랑을 나누잖아요. 이런 사랑을 보여주기에는 과하지 않죠.”

아무리 배우라도 제 연기를 스크린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쑥스럽다고들 하는데, 제 살빛 가득한 스크린이 안 부끄러울 수는 없을 터. 묻지 않았는데도 “영화를 보니 (노출 장면이) 너무 아름답게 나온 것 같아요. 노출신이라도 춘향이가 아름답게 나온다면 괜찮다고 생각해요”라고 덧붙인다. 그러곤 “좋으면서도 민망하네요”라고 솔직히 털어놓는다.

춘향과 방자(김주혁)가 서로 사랑을 나누는 장면은 웅성거리던 객석을 숨죽이게 할 만하지만, 그렇다고 <방자전>을 이야기는 없고 살내만 풍기는 에로물 따위로 짐작하는 건 잘못된 일이다. 춘향이 그렇게 많이 벗은 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조여정은 설명했다. “춘향이는 여자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갈등, 순정, 도발을 가지고 있어요. 역시 인간 조여정에서도 그런 닮은 면을 찾으면서 연기를 했습니다.” 조여정이 제 안에서 찾아낸 춘향은 그리 과하지 않은 ‘팜 파탈’, 이런 인물 탐구는 과녁을 벗어나지 않은 듯하다.

품위 떨어진다 할지 몰라도 노출 연기를 앞둔 여배우의 가장 큰 고민은 몸매일 수밖에 없다. 이런 걱정한다면 뭇 여성들로부터 ‘돌’들이 날아올 테지만 조여정 역시 작은 얼굴과 상체에 견줘 상대적으로 풍만한 하체는 걱정거리였을지 모른다. 물론 이번 스크린에 비친 모습은 조화로웠다. 조여정은 “(몸매를) 따로 관리할 시간이 별로 없었는데 더 예쁘게 나온 것 같아요”라고 겸양을 갖춘 뒤, “김주혁씨가 ‘배경이 조선시대니까 너무 과하면 안 된다’고 했었어요”라며 배우다운 설명도 빼놓지 않았다. 옆에 있던 김주혁도 거들었다. ”사실 조여정씨가 고생을 많이 했어요. 평상시에 달걀만 먹고 식사 조절을 매우 잘했어요.” 아름다운 몸매, 화려한 노출신 뒤에는 이런 배우의 노력이 있는 법이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사진 영화인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