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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동티모르 맨발 아이들의 착한 눈에 꿈이 어렸다

등록 2010-06-06 20:49수정 2010-06-07 10:38

영화 ‘맨발의 꿈’
영화 ‘맨발의 꿈’
월드컵 불지피는 축구영화 3편
월드컵 축구 시즌이 임박했다. 사람들의 관심이 온통 축구에 쏠려 영화계는 비상이다. 영화계는 축구 대 축구의 맞불작전을 구사하고 있다. 월드컵 소재의 영화가 쏟아지고 있다. 최근 개봉한 축구영화 세편을 소개한다.

■ ‘맨발의 꿈’

축구불모지에서 세계우승 이끈
한국인 감독의 가슴 찡한 ‘실화’
오랜 내전 ‘해묵은 반목’ 허물어

‘가난하면 꿈도 가난해야 하는가.’ 영화 <맨발의 꿈>은 동티모르의 아이들이 2004년 히로시마 리베리노컵 국제유소년축구대회에서 우승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성공스토리를 일군 이는 한국인 김신환 감독. 그는 1981~88년 현대자동차 선수로 활약하다가 은퇴해 잇단 사업 실패 뒤 동티모르로 건너가 그곳 유소년축구팀을 지도해 영화에서처럼 2004년 국제유소년축구대회에서 우승컵을 안았다.

영화는 영화 같은 실화에다 극적인 이야기를 더해 만든, 가슴 찡한 스포츠 드라마. 한때 촉망받는 축구선수였지만 지금은 사기꾼 취급을 당하는 원광(박희순). 커피 장사로 한몫 잡고자 동티모르로 향하지만 한국계 오스트레일리아인 제임스(조진웅)에게 또다시 사기를 당한다.

빈털터리로 귀국하려던 그의 눈에 맨발로 공을 차는 아이들이 들어온다. 그리하여 동티모르 스포츠용품 1호점을 낸다. 먹고살기도 힘든 곳인데 장사가 될 턱이 없지. 파리만 잡던 그는 아이들한테 짝퉁 브랜드 운동화를 빌려주고 “두달 동안 하루 1달러씩 내면 완전히 너희 것이 된다”고 꾀어들인다.

결국 어른들한테 사기꾼 소리를 듣게 되는데, 이를 만회하기 위해 아이들한테 축구를 가르치게 된다. 그는 아이들의 착한 눈에 빠지게 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열성적인 감독이 된다.

영화의 또다른 축은 축구를 통해 변해 가는 동티모르 사람들 이야기다. 동티모르는 오랜 내전으로 불모의 땅이 되었고 주민들 역시 해묵은 반목으로 갈등이 언제 터질지 모른다. 영화 속에서 미드필더 모따비오는 스트라이커 라모스의 삼촌의 총에 아버지를 잃었다. 경기 도중 이들은 서로 패스도 하지 않을 만큼 감정의 골이 깊다. 하지만 일본팀을 상대로 한 히로시마경기에서 모따비오가 화해의 손길을 내밀면서 2대에 걸친 상처를 치유하게 된다. 또 국제전화를 통한 역전드라마 중계를 들으면서 주민들 역시 하나가 된다.

그런 만큼 주민의 촬영 협조도 잘됐다고 한다. 경기장면을 위한 엑스트라 5500명을 동원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고, 막판에는 동티모르의 구스마오 전 대통령이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 대책 없는 감독에 박희순, 오지랖 넓은 외교관에 고창석, 속물 장사치에 시미즈 케이가 열연하지만 진짜 볼만한 연기는 선수로 나오는 그곳 아이들. 실제 김신환 감독의 제자가 포함된 이들의 연기는 초짜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다. 24일 개봉.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영화 ‘축구의 신: 마라도나’
영화 ‘축구의 신: 마라도나’
■ ‘축구의 신: 마라도나’

‘신의 손’ 마라도나의 인간 역정

<축구의 신: 마라도나>는 정치 다큐멘터리에 가깝다. 1986년 아르헨티나에 월드컵트로피를 안긴 마라도나를 다루지만 그의 몸에 새긴 문신에 초점이 가 있다. 체 게바라와 피델 카스트로.

1986년 멕시코 월드컵 8강전에서 잉글랜드를 상대로 ‘신의 손’ 논란을 일으키며 혼자 2골을 넣었던 마라도나. 그는 1982년 아르헨티나-영국 포클랜드 전쟁을 언급하면서 잉글랜드전이 “죽은 동포를 대신해 축구장에서 싸운 것”이라고 말한다. 핸들링 반칙으로 득점한 ‘신의 손’ 골에 대해서도 “영국 놈의 지갑을 훔치고 튄 것 같았다”라고 말한다. 그는 쿠바를 찾아 카스트로와 농담을 나누기도 하고 미주정상회담이 열린 아르헨티나의 휴양지 마르델플라타에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함께 연단에 올라 “부시를 몰아내자”는 연설을 하기도 한다.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두차례나 탄 에미르 쿠스투리차 감독은 마라도나의 팬. 마라도나의 골인 장면을 보여주면서 부시 전 대통령은 물론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과 토니 블레어 전 총리 등을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등장시켜 희화화한다.

영화는 2005년부터 1년 넘게 아르헨티나를 여러 차례 방문해 촬영했다. 이 영화는 2008년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서 상영됐다. 3일 개봉.

임종업 선임기자



영화 ‘꿈은 이루어진다’
영화 ‘꿈은 이루어진다’
■ ‘꿈은 이루어진다’

DMZ에서 군인들이 공을 찬다면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비무장지대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영화 <꿈은 이루어진다>는 선수는 물론 온 국민이 붉은악마가 되어 4강신화를 일궈낸 당시 휴전선 너머 북한군 부대에서 벌어졌을 법한 이야기다.

북한군들 역시 쉴 때는 축구를 한다. 43GP 수색대 1분대장(이성재)은 축구광. 그와 대원은 철책선 안쪽 야간수색 작전 중 멧돼지를 쫓다가 남쪽군인들과 조우한다.

이들은 함께 바비큐를 구워먹으며 얼굴을 익힌 뒤 주사위 음어로 무선교신을 하게 된다.

이어 남쪽에서 알려준 시간대에 무전기를 변조한 라디오로 월드컵 중계방송을 듣는다.

한국팀이 16강에 오르자 이를 기념해 디엠제트(DMZ) 안에서 친선경기를 연다. 급기야 소형텔레비전으로 함께 경기중계를 보면서 ‘대~한민국’ 대신 ‘우~리민족’ 구호로써 작은 통일을 이뤄낸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감청부대에서 이들의 행각을 눈치채고 조사에 들어가면서 부대 안에는 긴장이 감돈다.

2002년 당시의 감동을 색다른 방식으로 재현했다. 하지만 영화가 허구인 만큼 감상적으로 흐른다. 남쪽 부대에서 남북한 군인들의 만남을 묵인하는 장면 등이 그렇다.

임종업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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