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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명감독 구로사와 아키라 원없이 만난다

등록 2010-06-27 17:54

‘7인의 사무라이’
‘7인의 사무라이’
일본 거장 탄생 100돌 특별전
세계 관객의 시선을 끈 걸출한 작품들 상영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영화계 ‘창작의 보고’

올해는 일본의 세계적 영화 거장 구로사와 아키라(1910~1998)가 태어난 지 100년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하는 특별전이 7월1일부터 두달 동안 서울(한국영상자료원, 필름 포럼, 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과 부산(시네마테크부산)에서 열린다. 이번 특별전에는 <라쇼몽> <요진보> <7인의 사무라이> <란> <가게무샤> 등 스물세 작품을 상영한다. 이 가운데 <스가타 산시로> <도데스카덴> <생존의 기록> 등 일곱 작품은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인다.

구로사와 아키라는 스티븐 스필버그, 조지 루커스, 프랜시스 코폴라, 우디 앨런, 뤼크 베송이 존경해 마지않았던 감독. 한국의 임권택, 김지운, 이만희 감독 등도 그의 영향을 받았다.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
키가 187㎝나 되는 거구였던 그는 미국 콤플렉스를 가진 일본인들의 자존심을 세웠던 감독이었다. 화가를 꿈꾸다 무성영화 변사인 셋째 형의 영향으로 27살에 뒤늦게 영화 조감독이 되었다. 그 뒤 33살에 첫 작품 <스가타 산시로>(1943년)로 데뷔해 83살 <마다다요>(1993년)까지 50년에 걸쳐 모두 30편의 작품을 쏟아냈다. 1950년 <라쇼몽>이 칸 영화제에서 수상한 이래 <7인의 사무라이> <요진보> <붉은 수염> <숨겨진 요새의 세 악인> <가게무샤> <데르수 우잘라>(모스크바영화제) 등으로 세계 주요 영화제를 석권했다. 1990년 아카데미영화제는 그의 공적을 기려 특별공로상을 주었다.

존 포드, 프랭크 카프라, 하워드 호크스의 영향을 받은 그는 이들의 영화세계를 주체적으로 변형해 일본적 미학으로 완성하였다. 하지만 생전에 “나는 일본을 향해서가 아니라 세계를 향해서 영화를 만든다”고 공언할 만큼 그의 영화는 정의와 휴머니즘을 기반으로 인간의 보편적 정서에 닿아 있다. <7인의 사무라이> <붉은 수염> <천국과 지옥> 등에서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를 비판했고, <추문>에선 상업 언론의 부패를, <악인이 더 편히 잔다>에선 공직자의 독직을 비판했다.


위부터 ‘라쇼몽’ ‘가게무샤’ ‘이키루’.
위부터 ‘라쇼몽’ ‘가게무샤’ ‘이키루’.
또한 그는 사랑, 갈등, 욕망 등을 주제로 한 세계적인 문호의 작품을 각색해 중세 일본의 현실로 옮긴 영화들을 주로 찍었다. <거미집의 성>은 <맥베스>를, <난>은 <리어왕>을, <산다>는 도스토옙스키의 <백치>를 각색했고, 이들은 원작에 버금가는 평가를 받았다. 서부영화도 창작의 원천. <요진보> <7인의 사무라이> <쓰바키 산주로> 등이 그 예다. 특히 <7인의 사무라이>는 존 포드의 <황야의 결투>를 일본이 내전으로 혼란에 빠진 16세기 말 사무라이 버전으로 탈바꿈시켰다. 이 작품은 서양으로 미국에 역수출돼 존 스터지스의 <황야의 7인>을 낳았다. <요진보>는 다시 세르조 레오네의 <황야의 무법자>(1964) 등 수많은 아류를 낳았고, 1996년 월터 힐 감독이 정식으로 다시 리메이크하기도 했다. <숨겨진 요새의 세 악인>의 16세기 인물은 조지 루커스의 <스타워즈>에 미래의 세 인물로 치환됐다. 한국에는 이만희 감독의 <쇠사슬을 끊어라>, 김지운 감독의 <놈놈놈>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으며 임권택 감독의 <장군의 아들> 마지막 결투장면에 뚜렷한 흔적을 남겼다.

구로사와 작품의 가장 중요한 코드는 대결. 일본 전통무술인 유도를 소재로 한 <스가타 산시로>나 사무라이 액션을 소재로 한 <7인의 사무라이>, 사회적 갈등으로 인한 대립 구도를 다룬 <악인이 더 편히 잔다> <스캔들>, 자연 및 운명과 대립하는 <데르수 우잘라> <난>, 사제의 대립 구도를 다룬 <붉은 수염>, <조용한 결투> 등 그의 작품 가운데 3분의 2에 해당하는 20여편이 결투와 대립이 모티프다.

<구로사와 아키라의 영화세계>를 쓴 세종대 이정국 교수(영화예술학)는 “선배 대가들과의 대결로 특징되는 그의 작품들은 대중성과 예술성을 고루 갖추어 시대과 국가를 초월한다”며 “사전 정보 없이 처음 보는 한국관객들한테도 감동과 충격을 줄 만하다”고 말했다. 자세한 상영일정은 www.jpf.or.kr, www.koreafilm.or.kr, cinema.piff.org, www.filmforum.co.kr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사진 도보영화사 제공, 라쇼몽은 가도카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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