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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형만한 아우’ 여기 있다!

등록 2010-07-11 22:55

토이스토리 3
토이스토리 3
토이스토리 3
원작만한 속편 없다. 3편은 말할 나위 없다. <토이스토리>는 그런 속설을 깨뜨렸다. 1999년에 나온 2편은 1995년 1편에 견주어 손색없다는 평가였고 흥행수입에서도 증명됐다. 1편에서 5억5400만달러였던 전세계 흥행수입이 2편은 7억3100만달러로 껑충 뛰었다.

탁아소로 가게 된 우디·버즈…
알고보니 분홍 곰이 빅브러더?
진화한 ‘3D’에 스펙터클 더해
민주주의·여성주의까지 스며

언론시사에서 미리 본 <토이스토리 3>은 1, 2편을 뛰어넘는 수작임을 증명했다. 여기에 그사이 발전한 컴퓨터그래픽 기술이 그대로 반영되었으며 스토리 역시 2006년 픽사가 월트 디즈니에 합병되고 난 뒤 만들어진 탓인지 더욱 세련되어졌다. 한마디로 놀랍다.

<토이스토리 3>의 주인공 앤디는 어느새 18살. 대학을 가게 되어 짐을 싼다. 학교로 가져갈 것과 다락방에 넣을 것을 분리한다. 우디를 빼고 모든 장난감은 다락행이다. 떠나는 자와 남는 자들의 갈등. 그런데 엄마의 실수로 다락행이 아니라 서니사이드 탁아소 기증으로 바뀐다. 새로운 장소에서 이들은 다락 신세를 피해 아이들과 놀 꿈에 부푼다.

하지만 그곳 인형들의 텃세로 일일탁아들의 노리개가 되면서 난폭하게 다뤄진다. 알고보니 그곳은 딸기향 나는 곰인형 라소를 ‘빅 브러더’로 하는 독재사회. 밖으로 나가는 길은 망가져 쓰레기가 되는 수밖에 없다. 꿈은 사라지고 ‘아 옛날이여’다. 라소 일당을 염탐하던 버즈는 사로잡혀서 그들의 프락치가 되고 탈출을 도모하던 일행은 모두 감옥에 갇힌다. 이때 우디가 나타나면서 이들의 빠삐용 같은 탈출이 시작된다.


토이스토리 3
토이스토리 3
감독은 <토이스토리 2>, <니모를 찾아서>의 공동감독이었던 리 언크리치. 1, 2편 메인감독이었던 존 래스터는 책임 프로듀서로 물러나면서 공동원작자로 만족했다.

장난감은 아이들과 함께 놀 때 존재이유가 있다는 주제는 1, 2, 3편을 관통한다. 카우보이 보안관 우디, 우주 레인저 버즈 라이트이어, 말괄량이 카우걸 제시, 분홍 돼지저금통 햄, 포테이토 헤드 부부, 착한 공룡 렉스, 용수철 강아지 슬링키, 세눈박이 에일리언, 쭉빵걸 바비 그리고 이들의 주인인 앤디는 전편과 다름없다. 하지만 이들이 탁아소를 거쳐 새 주인을 만나게 되면서 등장인물이 상당히 늘었다. 탁아소에는 빅브러더 라소 베어, 바비의 상대역인 멋쟁이 켄, 자줏빛 문어 스트레치, 짝눈아이 빅 베이비, 수다쟁이 전화 등이 눈에 띈다. 1, 2편 예습이 있어 혼란스럽지 않다.

1편과 3편 사이는 17년. 그 동안 기술은 엄청난 발전이 있었다. 특히 3디 분야는 눈부시다. 자연스러운 느낌은 이제 절정에 이른 듯하다. 플러시 천으로 된 라소를 등장시켜 인형을 눌렸을 때 표면이 어떻게 되는지, 주름이 어떻게 잡히는지, 몸체가 어떻게 뒤틀리는지 등을 사실처럼 보여주고, 사람 캐릭터를 최대한 진짜 사람처럼 표현한다.


하지만 관객들에게 각인된 전편 시절의 그래픽 한계와 부족함은 일부러 그대로 유지했다. 리 언크리치 감독은 “캐릭터들이 너무 세련되고 자연스럽게 표현되기를 원치 않았다. 그러면 더 이상 우리가 기억하는 우디나 버즈의 분위기가 나지 않을 것 같아서였다. 우리는 그들이 기억 속의 모습으로 돌아와주길 바랐다”고 말한다.

3디 제작을 총감독한 밥 화이트힐은 ‘세상을 장난감의 시야로 봐야 한다는 것을 기준으로 우디의 크기에 맞춰 카메라의 왼쪽, 오른쪽 눈의 거리를 1/3인치로 하면서도 엄청난 스케일 감을 만들 수 있었다”고 전했다. 탁아소를 탈출한 일행이 소각장의 불구덩이로 휩쓸려 들어가는 장면에서 보여준 스펙터클이 이에 해당한다.

<토이스토리 3>은 행간에 숨긴 메시지가 의외로 강렬하다. 우디 일행과 탁아소 장난감들이 대치하는 가운데 ‘통치자는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을 말한다. 또 바비와 켄의 러브스토리를 삽입해 적극적인 여성의 역할을 강조한다. 버즈의 작동모드가 바뀌면서 프락치, 또는 스페인어 구사자로 전환시키면서 역할의 변화와 함께 웃음을 선사한다.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사진 월트디즈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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