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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부천에서 만난 관객 덕분에 행복”

등록 2010-07-21 17:55수정 2010-10-27 16:39

판타스틱영화제 찾은 오구리
일본의 톱스타, 오구리 슌 (28). 한국 남자들은 그를 잘 모른다. 한국 여성들, 특히 일본 드라마 팬들은 그에게 환호한다. 오구리 순은 우리나라에서 리메이크해 크게 히트했던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일본판(2005년)에서 루이(한국판 윤지후)로 나왔다. 이 드라마로 일약 스타로 떠올랐고 영화 <크로우즈 제로> 시리즈, <키사라기 미키짱> <춤추는 대수사선 3> 등에 출연하며 자리를 다졌다.

20일 오후 부천에서 만난 오구리는 한국 여성팬들을 거느린 이유에 대해 묻자, “<꽃보다 남자>의 힘이 크지 않았나 싶다”며 “실제로는 전혀 그런 성격이 아닌데, 팬들이 계속 루이에 대한 꿈을 간직했으면 좋겠다”라며 부끄럽게 웃었다. 훤칠한 키에 거무잡잡한 작은 얼굴, 다소 숫기없이 머뭇거리는 눈빛을 보니 여성팬들이 많은 까닭이 짐작됐다.

오구리는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스타 배우가 아닌 영화감독으로 왔다. 그의 처녀작 <슈얼리 섬데이> 학교축제 취소에 반발해 교실에 폭탄을 설치했다 퇴학당한 고교 밴드 부원 5명이 3년 뒤 모여 벌이는 일들을 담아낸 청춘영화다.

영화는 오구리 자신이기도 한 일본 젊은이들에 대한 고민의 결과다. “일본의 청춘들은 어디로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지를 몰라 합니다. 어디에 쏟아부을지는 모르지만 에너지는 가득히 갖고 있거든요. 그런 모습을 그리고 싶었어요.” 자신의 고교시절 행복했던 시간들에 대한 영화적 표현이기도 하다. “특별한 일을 한 건 아니었지만 고교시절을 즐겁게 보냈어요. 자유롭게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보내기도 했죠. 정말 소중하고 행복했던 시절이고, 그런 젊은이들이 보내는 시간들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슈얼리 섬데이>는 지난 주말 일본에서 개봉했지만 평가는 상당히 엇갈린다고 했다. 젊은 아이돌 배우의 연출작이라는 점 때문에 부정적 선입견도 많은 편이다. “(관객이) 별로 안 들어오는 걸로 알고 있어요.(웃음) 배우가 만들면 재미없을 것이라는 편견이 일본에선 상당히 있는 것 같고. 물론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많이 개봉되고 있어서 관객이 적기도 한 거겠죠.”

부천에서 만난 관객들의 반응엔 흡족해했다. “어제 부천에 도착한 게 영화 마지막 30분이 남았을 때였거든요. 그런데 영화를 보면서 웃는 분들이 많아서 이 영화가 그렇게 웃음을 불러일으킨다는 데 놀랐고, 또 관객들이 순수하게 영화에만 집중해주신 것 같아서 그 부분을 상당히 행복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는 특히 <똥파리>의 양익준 감독이 “즐거운 영화”라고 말해줬다며 기뻐했다. 그는 올초 일본에서 <브레스리스>란 영어 제목으로 개봉한 <똥파리>를 보고 양 감독 쪽에 꼭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고, 이번 오구리의 방한에 맞춰 만남이 이뤄졌다. “<브레스리스>를 보고 정말 감동했었거든요. 영화 제목처럼 영화 내내 숨도 못 쉴 정도였습니다. 전체적으로 일관되게 흐르는 긴장감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죠.” 전날 양 감독과 주전자에 담긴 막걸리를 막사발에 따라 부침개를 곁들여 즐긴 한국에서의 첫날 밤이 꽤나 즐거운 기억으로 남은 듯 했다.

부천/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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