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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내 안에 있는 ‘악의 화신’

등록 2010-08-05 19:32

영화 ‘엑스페리먼트’
영화 ‘엑스페리먼트’
영화 ‘엑스페리먼트’
폴 셰어링 감독…인간본성 엿본 ‘모의감옥실험’
우리는 일상에서 ‘악의 화신’을 접하게 된다. 어린이를 성폭행하고, 가족을 죽이는 개인적 범죄부터 전쟁과 집단학살 같은 끔찍한 일들이 이어진다. 그러면서도 자기 주변에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믿는다. 그러나 살인을 저지르고 전쟁을 일으키는 것도 인간이고, 나와 내 가족, 내 주변의 사람들도 역시 인간 아닌가.

영화 <엑스페리먼트>는 바로 이 지점에서 영화를 시작한다. 악이란 과연 인간에게 내재하는 것인지, 그 악은 본원적인 것인지 후천적인 것인지를 실제로 실험한다. 이를 위해 평범한 남성 24명을 감옥에 집어넣고 간수와 죄수로 나눠 생활하게 한다. 1971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실제로 있었던 모의 감옥 실험을 바탕으로 2001년 독일에서 만들어진 영화를 리메이크한 것이다.

감옥을 소재로 해 국내에서 높은 인기를 끌었던 티브이 시리즈 <프리즌 브레이크>의 각본을 쓰고 제작을 한 폴 셰어링이 연출을 맡았다.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선보인 바 있다.

주인공 트래비스(에이드리언 브로디)는 애인 베이(매기 그레이스)와의 여행 경비를 벌기 위해 프로젝트 실험에 참여한다. 평화를 사랑하는 이상주의자 트래비스에겐 죄수 역할이 주어진다.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인 그는 다른 실험 참가자들과 달리 실험에 적응하지 못한다. 그러나 뜻밖에 죄수들의 리더로 나서게 된다. 자신도 모르던 내면의 폭력성은 한순간 폭발한다.

트래비스의 상대는 배리스(포리스트 휘터커)다. 보수적인 배리스는 조용한 영업사원으로 소심하고 내성적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한번도 권력의 자리에 서본 적이 없지만, 감옥에서 간수 역할을 맡자 그는 악의 전형을 보여준다. 자신이 실생활에서 당했던 모욕과 폭력을 그대로 죄수들에게 퍼붓는다. 군중심리와 환경의 영향으로 변해가는 인간 심리의 허약함 역시 충격적이다. 전쟁에서 벌어지는 비인간적 학살이 어떻게 인간의 손으로 자행될 수 있는지 부분적으로 설명하는 셈인데, 결말은 다소 아쉬운 편이다. 11일 개봉.

김진철 기자, 사진 영화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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