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영화·애니

‘악마를 보았다’ 못보나…또 ‘제한상영가’ 논란

등록 2010-08-05 19:34

영화 <악마를 보았다>
영화 <악마를 보았다>
영등위 ‘사실상 상영불가’ 1차때와 동일한 판정
“너무 잔인” 판정이유 두고 “지나친 규제” 지적
개봉을 앞둔 김지운 감독 연출, 이병헌·최민식 주연 영화 <악마를 보았다>가 4일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로부터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았다. 지난달 27일 판정에 이어 두번째다. 국내 상업영화가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작사가 두번 모두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신청했으나 거부당한 것도 상당히 예외적이다. 제한상영가 등급 영화는 제한상영관에서만 상영이 가능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제한상영관이 아직 없기 때문에 사실상 상영불가 판정을 받은 셈이다.

이번 영등위의 결정은 한국영화 속 범죄 표현이 날이 갈수록 잔인해지는 경향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결과라는 의견과, 비슷하거나 더 잔인한 외국영화들도 있었던 점에 견줘 지나친 판정이 아니냐는 의견이 엇갈린다.


영화 <악마를 보았다>
영화 <악마를 보았다>
<악마를 보았다>는 연쇄살인범에게 연인을 잃은 국가정보원 요원의 복수 이야기다. 영등위는 “도입부에서 시신 일부를 바구니에 던지고 인육을 먹고 개에게 던져주거나 절단된 신체를 냉장고에 넣어 둔 장면 등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현저히 훼손시킨다고 판단돼 제한상영가 등급에 해당한다”고 판정 이유를 밝혔다.

실제 한국영화에서 폭력이나 살인 표현은 최근 들어 적나라해지고 있다. 2008년 유영철 연쇄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 잔인한 묘사가 화제였던 <추격자>가 500만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 것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풀이가 많다. 여기에 예전보다 등급판정이 좀더 유연해지고 영화적 표현의 폭이 넓어진 것도 이유로 꼽힌다. 4일 개봉한 <아저씨> 역시 잔인한 장면들이 많이 등장한다.

하지만 어차피 영화 내용을 가려서 볼 능력이 있는 성인들을 위한 영화이고, 잔인한 다른 영화들에 견줘 이번 판정이 너무 강하다는 지적도 많다. 인육을 먹는 장면은 <친절한 금자씨>에서 나왔고, 개가 인육을 먹는 묘사도 <왓치맨>에 등장한 바 있다. 주검 절단 장면 역시 <아저씨>에서 비슷하게 묘사된 바 있다. 이 영화들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제작사 페퍼민트앤컴퍼니는 영화 내용을 수정, 6일 영등위에 세번째 심의를 신청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영화 개봉 일자는 심의를 통과할 경우 애초 11일에서 하루 늦춰진 12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페퍼민트앤컴퍼니 김현우 대표는 “<악마를 보았다>는 잔혹한 장면이 중요한 스릴러나 범죄영화가 아니라 흉악범에 대한 사회적 처단, 또는 영화적 복수를 하는 영화”라고 설명하고 “할리우드 영화 <킬빌>보다 잔인성이 덜하지만 한국영화인데다, 배우들의 연기나 감독의 의도가 사실적이어서 그런 등급판정을 받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영등위가 문제로 삼은 장면은 삭제해도 기획의도를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고 판단, 영등위 판정을 수용해 일반 관객들이 감상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편안하게 다가가는 방향으로 수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진철 임종업 선임기자 nowhere@hani.co.kr, 사진 영화사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