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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총 대신 음악, ‘차고의 기적’

등록 2010-08-08 20:54

영화 <기적의 오케스트라 엘 시스테마>
영화 <기적의 오케스트라 엘 시스테마>
베네수엘라 거리 청소년에 희망 심은
‘오케스트라 엘 시스테마’ 기록한 다큐
1975년, 허름한 차고에 전과 5범 소년을 포함한 11명의 아이들이 모였다. 이들은 난생처음으로 총 대신 악기를 들고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35년 뒤 그 음악교실이 베네수엘라 전역에 200여개로 퍼지고 단원이 30만명에 이를 줄이야.

새 영화 <기적의 오케스트라 엘 시스테마>는 음악으로써 거리의 청소년들한테 삶의 희망을 심어 문화의 나라로 거듭나게 한 베네수엘라의 기적 같은 이야기를 기록한 다큐멘터리다. 엘 시스테마는 ‘베네수엘라 국립 청년 및 유소년 오케스트라 시스템 육성 재단’의 약칭. 두 살부터 열여섯 살까지 단계별로 이루어진 100여개의 청소년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성인 심포니 오케스트라,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교육센터, 악기 제작 아카데미, 불우한 어린이를 위한 지원센터 등 ‘베네수엘라’의 음악 운동과 관련된 모든 기관과 단체를 총망라한다.

차고의 기적은 음악의 힘을 믿었던 젊은이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의 꿈에서 비롯됐다. 어려서 피아노, 오르간, 작곡 등을 배운 그는 대학에서 정책학과 경제학 등을 전공한 괴짜. 작은 시작은 봇물처럼 불어나고 악기가 모자라자 이들은 ‘종이 오케스트라’를 만들어야 했다. 악기는 소리가 나야 한다는 통념을 깨고, 종이 악기로 가르치고 연주회를 열었다. 쓰레기 매립장 지역의 아이들을 위해 그들이 사는 곳에 센터를 만들고 그에 맞는 교육법을 만들었다. 그리고 음악이 아니더라도 ‘엘 시스테마’를 거친 아이들이 자기 역할을 찾을 수 있도록 악기 제작, 수리 센터를 만들었다.

그 후 35년, 허름한 차고에서 연습을 하던 오케스트라 ‘엘 시스테마’는 수많은 아이들이 꿈을 연주하는 세계 최대의 음악 학교로 성장했다. 지금까지 이곳을 거쳐 간 아이들만도 수십만. 이제는 그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베네수엘라 전역에 퍼져 있는 200여개의 센터에서 30여만명의 후배들을 가르치며 ‘엘 시스테마’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마약과 범죄의 땅이었던 베네수엘라는 100여개의 오케스트라가 있는 음악의 나라로 변신했다.

엘 시스테마의 기적은 수화합창단이 손짓으로 들려주는 ‘아베마리아’는 아름다운 하모니에서 절정을 이룬다. ‘우리도 베네수엘라다!’라는 모토로 1995년 시작된 시각, 청각 등의 장애아를 위한 프로그램의 결과물이다.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허물고 불가능을 넘어선 이들의 모습은 더 많은 사람들이 음악적 혜택을 얻고 함께할 수 있기를 바라는 ‘엘 시스테마’의 마음이다.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는 음악이 역경을 희망으로 바꾸며 오케스트라 연주는 협동과 배려, 조화 등 사회적 덕목들을 자연스레 익히게 한다고 말한다. 영화가 끝나갈 무렵, 개구쟁이 소년 요브란은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은 몰라요. 빈민가 출신인데 뭘 알겠냐 하겠죠. 큰 걸음으로 나가야죠. 코끼리처럼!” 12일 개봉.

임종업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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