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본색’ 리메이크
한국정서로 재해석
한국정서로 재해석
“<무적자>는 <영웅본색>을 한국적 정서로 재해석한 영화다. 액션보다는 갈등, 배신, 의리 등 드라마에 초점을 맞췄다.”(송해성 감독·사진 가운데)
홍콩 누아르의 대표작 <영웅본색>(1986)을 리메이크한 <무적자>(9월16일 개봉)의 제작보고회가 17일 서울 압구정 씨지브이(CGV)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 송 감독은 물론 송승헌, 김강우, 주진모, 조한선(왼쪽부터) 등 출연배우들은 원작에 대한 부담감을 숨기지 않았다.
송 감독은 “리메이크는 잘해도 욕먹고 못하면 진짜 욕먹기 때문에 지금도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홍콩 반환을 앞둔 젊은이들의 불안’을 ‘남북이 분단된 현실에서의 탈북자 형제 이야기’로 바꾸는 등 나름 한국적인 해석을 시도했다”고 소개했다. <파이란>(2001),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2006) 등에서 섬세한 감정 연출을 선보인 바 있는 그는 “인물과 인물이 부닥치면서 일으키는 감정이 나오면 원작과 다른 형태의 영화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 것이 작품을 맡은 계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무적자>는 영화 자체로 대단히 좋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원작과 비교대상이 된다는 게 힘들고 배우들한테는 미안하다”고 말했다.
<무적자>는 <영웅본색>의 기본 틀은 그대로 빌렸다. 어릴 적에 헤어진 뒤 각각 무기 밀매조직의 보스와 경찰이 되어 맞서는 디룽(적룡)과 장궈룽(장국영)은 주진모와 김강우가 맡았다. 조직에서 밀려나 절치부심하다 친구의 원수를 갚은 바바리코트와 선글라스의 저우룬파(주윤발) 자리에는 송승헌이 들어섰다. 비열한 배신자 역에는 조한선이 낙점됐다.
송 감독은 “<무적자>가 액션보다 드라마 요소가 많은 영화고 결말도 원작과는 상당히 다르다”고 강조하면서 자신은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지만 “관객들은 원작과 비교하기보다 <무적자> 자체를 즐겨달라”고 주문했다.
송승헌은 “원작을 무조건 리메이크하는 게 아니라 기본적인 틀만 가져와서 한국적인 정서를 입힌다면 새로운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했으며 김강우는 “우리 영화가 <영웅본색>보다 더 입체적이고 인물들이 다양한 감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송승헌은 전날 가수 손담비와 열애설이 보도된 것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사실이 아니라고 웃으면서 부인했다. 그는 “어제 매니저한테서 스캔들 기사가 났다는 전화를 받고 한 첫마디가 ‘와우’였다. 내심 싫진 않았다. 대한민국 최고 가수와 스캔들이 난다는 건 누구라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며 “얼마 전에 어떤 식당에서 마주친 적은 있는데 그게 와전된 것 같다”고 말했다.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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