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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사랑한다고 모든 걸 알고 있을 순 없잖아

등록 2010-08-21 14:25수정 2010-08-22 11:59

[한겨레 독립영화관 18회] 다가서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젊은 애인이 유품을 들고 나타나다
줄거리 아버지를 잃은 정인에게, 아버지의 젊은 애인 미라가 찾아온다. 정인은 미라가 낯설 뿐이다. 정인은 약간의 적대감으로 그를 대하면서도, 아버지의 유품을 가지고 온 그에게 최대한 친절하게 대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웃음기 가득한 미라가 내놓는 아버지의 물건들은 정인에게는 생소한 것들뿐이다. 처음 의도와는 달리 자꾸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이 젊은 여자에게 정인은 소리를 지르고 만다.

연출의도내가 가깝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이를테면 연인, 가족, 친구처럼 나와 인연을 맺은 사람들에 대해 나는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잘 안다고 자부하던, 또는 가장 친밀하다고 여겼던 사람이 내가 생각지 못한 면이 있으면 묘한 배신감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내가 아는 단면이 그의 전부라면, 우리는 온전한 소통을 하고 있는 것일까? 한 사람에 대해 내가 생각하는 틀 안에 만든 이미지와 진정한 모습을 비교하며, 진정으로 다가설 수 있는 무언가를 찾고 싶었다.


조유진 감독
조유진 감독
 ‘다가서다’ 조유진 감독 인터뷰

-영화에 나오지 않는 배경을 설명하면?

“6살 때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와 단둘이 살아온 정인에게 아버지란 존재는 여느 소녀들의 느낌 이상입니다. 정인에게 아버지는, 아버지일 뿐 아니라 어머니. 또는 친구, 애인 등의 의미를 모두 갖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그는 아버지에게 많이 의지하며 교감해 왔습니다. 어렴풋하나마 어머니에 대한 어머니의 기억을 안고 살면서, 동시에 아버지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신하던 그에게 청천벽력 같은 사건이 일어납니다. 아버지의 사망 소식이죠. 오로지 아버지만을 의지해온 소녀에게 감당 못할 큰 사건이었지만, 더 놀라운 것은 그동안 아버지에게 애인이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아버지의 애인이라는 여자는 정인이 알지 못했던 아버지의 모습들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많은 작품이 디지털화하는 추세 속에 나온 필름 작품인데, 특별한 매력이 있다면?


“영화의 시작은 필름이었고, 여전히 많은 작품이 필름으로 제작되고 있습니다. 필름은 디지털에 비해 풍부한 색감과 다양한 심도 표현이 가능합니다. 물론 디지털보다 공정이 복잡하고 기간도 훨씬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기는 합니다. 작품에서 두 여자의 감정이 영화의 중요한 축이 되기에 필름으로 촬영하면 감정의 전달이 더 잘 될 거라 믿고 작업했습니다. 필름의 매력은 무엇보다도 색의 표현일 텐데, 영화가 모두 실내 신이라 이런 장점을 모두 살리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타인을 바라보는 성숙한 시각이란?

“아무리 사랑하고, 아무리 친하고, 아무리 가깝더라도 결국은 타인에 대해 모든 것을 이해하지는 못합니다. 누구나 결국은 그럼에도 외롭기 때문입니다. 저는 다만 ‘나는 너의 모든 것을 알지는 못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글·영상 인사이드피플(www.insidepeople.co.kr)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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