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 감독
추석 개봉 앞둔 영화 ‘퀴즈왕’
사고로 시작된 133억원 쟁탈기
“초심으로 돌아가 신나게 찍어”
사고로 시작된 133억원 쟁탈기
“초심으로 돌아가 신나게 찍어”
오랜만에 ‘장진 스타일’의 코미디 영화가 온다. 다음달 추석을 앞두고 개봉하는 <퀴즈왕>이다. 지난해 <굿모닝 프레지던트>가 있었지만 장진 식 코미디를 원하던 팬들은 적잖이 실망했다. 진지하고 엄숙한 상황에서 불경한 웃음이 터져나오는 식이 장진 스타일이라면,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어떤 부담감에 짓눌려온 듯 작품에서 보여주는 웃음이 통쾌하지 못했다.
이번엔 다를까? 장진(왼쪽 사진) 감독은 최근 제작보고회에서 “온 가족이 유쾌하게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4중 추돌 교통사고로 경찰서에 모인 사람들이 우연히 퀴즈쇼의 마지막 문제 정답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이다. 퀴즈쇼에 걸린 상금은 133억원. 큰돈 앞에 사람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일 법하다. “실제로 10년 전에 용산경찰서에서 교통사고 목격자로 밤을 새운 일이 있었어요. 그날 본 풍경들이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재미났고, 그래서 언젠가 저 이야기를 한번 해봐야지 그런 생각을 했다가 이번에 퀴즈라는 소재와 믹스해서 해보게 됐습니다.”
막대한 돈이 걸린 퀴즈쇼 이야기이다 보니 영화는 주인공이 따로 없다. 제작보고회에 얼굴을 비친 주역만 류승룡, 류덕환, 한재석, 김수로, 심은경(아래 사진)이고 ‘장진 사단’으로 묶이는 정재영, 임원희, 신하균 등도 특별 출연한다. 장 감독도 직접 연기에 나섰다. 장 감독은 “집단 캐릭터 영화”라고 설명했다. “배우 보는 맛이, 배우들이 만들어낸 앙상블을 보는 맛이 종전에 우리나라 코미디가 주로 사용했던 배우의 개인기나 혹은 재미였다면, 이번 작품은 집단 캐릭터가 만들어내는 코미디의 앙상블이 포인트가 아닐까 합니다.”
‘장진 스타일’ 팬들이 이번 영화를 기대하게 만드는 대목. 장 감독은 자신에 대한 평가에 대한 부담을 살짝 털어놓으면서 ‘초심’을 언급했다. 그는 “사실 ‘독특하다’ ‘조금은 다르다’ 같은 평가에는 스트레스가 있었다. 오히려 나는 좀 다르게 가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들어서 잘 안 풀리는 경우도 많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이내 이번 영화는 다름을 강조했다. “본의 아니게 10년 넘게 메이저 한복판에서 작업하다 보니까 이번에는 초심처럼 자유롭게 영화작업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동료 스태프들과 배우들의 도움을 받아서 신나게 찍었어요. 더 즐거운 마음으로 관객들과 만나 볼 수 있을 것 같고요.”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사진 이노기획 제공
영화 ‘퀴즈왕’ 주역 류승룡, 류덕환, 한재석, 김수로, 심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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