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 ‘드림랜드’의 포스터. 인사이드피플 제공
[독립영화관 19회] ‘드림랜드’
‘잊힘’과 ‘이룰 수 없는 사랑’에 관한 영상 동화

‘잊힘’과 ‘이룰 수 없는 사랑’에 관한 영상 동화
■ 줄거리 낡은 놀이공원에서 일하는 형훈과 지윤. 서로 좋아하지만 바라만 본다. 지윤이 마지막으로 근무하는 날. 떠나는 지윤은 형훈의 주변을 맴돌 뿐이고, 형훈은 그런 지윤을 잡지 못한다. 하루 동안 고백의 순간은 안타깝게 스쳐간다. 그리고 담담하게 찾아오는 이별. 쓸쓸한 드림랜드에서 펼쳐진 ‘하루 사랑’은 그저 꿈이었다.
■ 연출의도 낡고 쇠락해 지금은 사라져버린 그래서 사람들 기억 속에서 점점 잊혀 가는 놀이공원과 그 공간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남녀의 사랑이 무심히 흘러가는 하루의 모습을 기록해 잊힘과 이루어질 수 없음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해 보고 싶었다.
<드림랜드> 임정환감독 인터뷰
-‘드림랜드’라는 제목은 어떤 의미인가요? 역설적 의미를 품은 것 같기도 한데요.
“드림랜드는 실제 놀이공원의 이름입니다. 장소에서 제목을 따온 것은 영화 속에서 드림랜드가 단순히 배경이 아닌 하나의 독립된 주인공이라는 의미를 부여하려는 의도였지요. 또한, 역설적인 의도가 있는 것도 사실이고요. 드림랜드를 우리말로 꿈의 동산이라고 옮길 수 있지만, 실제 사람도 없고 낡고 쇠락한 모습이잖아요. 그 안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보여주며 모순된 느낌을 주고 싶었습니다.”
-왜 오래된 놀이공원으로 배경을 정했나요? “왜 오래된 놀이공원 인가에 대해서는 명쾌하게 답할 수 없네요. 그냥 꼭 드림랜드여야만 했습니다. 어느 날 어린 시절의 추억이 담긴 드림랜드가 없어진다는 소식을 들었고, 사라지는 게 안타까워 드림랜드를 영상으로 영원히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만들게 된 영화였기 때문에 배경설정이 오래된 놀이공원 일 수밖에 없었죠. (지금은 드림랜드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북서울 꿈의 숲이 생겼습니다.) -정말 답답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데요. 캐릭터 설정 상 두 사람이 서로에게 다가갈 수 없는 다른 이유가 있나요? “영화에서 둘 사이의 관계를 방해하는 제3의 인물이나 특별한 장애물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다가가지 못하는 이유는 결국 그들 자신의 문제입니다. 캐릭터 설정 상 형훈(남주인공)은 자기만의 틀에 갇혀 있는 인물입니다. 사람도 오지 않는 폐쇄된 놀이공원에서 오랫동안 일하면서 그 장소에 동화되었고, 타고난 소심함과 유약함이 더해져 그 틀은 더욱 단단해졌습니다. 형훈이 익숙해진 그 틀을 깨는데 지윤에 대한 사랑은 아마도 조금 부족하지 않았을까요?”
-사랑과 고백에 관한 나름의 철학이 있으시다면요?
“철학이라고 하니 너무 거창한 느낌이 드네요. 개인적으로 사랑은 초반에는 아름답고 간지러울 수 있으나 결국엔 이별을 향해 가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살아가면서 그 과정을 수없이 반복하는 거죠. 그리고 고백이란 것은 타이밍이 아닐까 싶네요. 영화 속 형훈이처럼 타이밍을 놓치게 되면 사랑을 놓치게 되니까요.”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이 있으시다면 어떤 장면인가요?“형훈이 지윤을 리프트에 태워 매점으로 올려 보내주는 장면이 마음에 듭니다. 사실 그 장면을 보면 영화의 결과를 예상할 수 있어요.”
-놀이공원촬영이다 보니 재밌는 일들이 많았을 것 같은데요. 촬영장 에피소드 몇 가지만 들려주시겠어요?
“영화상에서 형훈이 리프트를 타고 가는 장면이 두 번 정도 있습니다. 이 장면을 찍기 위해선 리프트를 타고 몸을 뒤로 돌린 체 촬영해야 했는데 안전 바를 내리고서는 그것이 불가능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안전 바를 제거한 상태에서 촬영을 강행했지만 처음엔 저와 촬영감독이 겁을 먹어 제대로 찍지도 못하고 리프트를 타고 한 바퀴를 그냥 돌았던 게 생각납니다. 리프트 사고가 있었다는 기사를 본 것 같기도 하고 워낙 놀이기구들이 낡아서 더욱 불안했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런데도 배우는 제대로 찍고 있는 줄만 알고 열심히 연기하는데 말도 못하고 정말 민망한 상황이었습니다.” 글·영상 인사이드피플(insidepeople.co.kr) 제공
<드림랜드> 임정환감독 인터뷰
독립영화 ‘드림랜드’의 임정환 감독. 인사이드피플 제공
-왜 오래된 놀이공원으로 배경을 정했나요? “왜 오래된 놀이공원 인가에 대해서는 명쾌하게 답할 수 없네요. 그냥 꼭 드림랜드여야만 했습니다. 어느 날 어린 시절의 추억이 담긴 드림랜드가 없어진다는 소식을 들었고, 사라지는 게 안타까워 드림랜드를 영상으로 영원히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만들게 된 영화였기 때문에 배경설정이 오래된 놀이공원 일 수밖에 없었죠. (지금은 드림랜드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북서울 꿈의 숲이 생겼습니다.) -정말 답답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데요. 캐릭터 설정 상 두 사람이 서로에게 다가갈 수 없는 다른 이유가 있나요? “영화에서 둘 사이의 관계를 방해하는 제3의 인물이나 특별한 장애물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다가가지 못하는 이유는 결국 그들 자신의 문제입니다. 캐릭터 설정 상 형훈(남주인공)은 자기만의 틀에 갇혀 있는 인물입니다. 사람도 오지 않는 폐쇄된 놀이공원에서 오랫동안 일하면서 그 장소에 동화되었고, 타고난 소심함과 유약함이 더해져 그 틀은 더욱 단단해졌습니다. 형훈이 익숙해진 그 틀을 깨는데 지윤에 대한 사랑은 아마도 조금 부족하지 않았을까요?”
독립영화 ‘드림랜드’의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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