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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1등 악당 되려면 달을 훔쳐야해”

등록 2010-09-01 19:10

애니메이션 ‘슈퍼배드’
애니메이션 ‘슈퍼배드’
상상력 반짝이는 ‘슈퍼배드’
애니메이션 <슈퍼배드>는 뭔가 좀 다르다. <토이스토리>의 픽사, <슈렉>의 드림웍스라는 두 미국 애니메이션 강자 사이에서 살아남으려는 틈새전략이 엿보인다. 토이스토리의 아기자기하고 탄탄한 스토리, 슈렉의 생생한 질감을 <슈퍼배드>에서 찾아보긴 어렵지만, 독특한 그 무엇이 있다.

1등 악당이 되려는 주인공 그루는 달을 훔치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실행하려 한다. 이집트 피라미드까지 훔쳐낸 신예 악당 벡터보다 더 ‘나쁜 놈’이 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이들 악당보다 한 차원 높은 악당, 은행으로부터 악당 사업자금을 빌리기 위해서는 달의 크기를 줄일 수 있는 ‘축소 광선’을 우선 손에 넣어야 한다. 마고, 에디트, 아그네스라는 귀여운 세 고아 자매를 그루가 입양한 것 역시 벡터에게 빼앗긴 축소 광선을 다시 찾아오기 위해서다. 그리고 벡터는 세 자매 덕에 조금씩 바뀌어간다.

원조 흡혈귀 영화 <노스페라투>의 뱀파이어를 닮은 그루, <오스틴 파워>의 주인공을 연상시키는 벡터는 관객들에게 친밀감을 준다. 세계 각지의 문화유산을 절도의 대상으로 삼고 악당들에게 자금을 빌려주는 은행이 미국 금융위기 때 파산한 탐욕의 상징 리먼브러더스이자 ‘순악질 은행’이라는 점은 풍자적이고 해학적이다. 축소 광선을 비롯해 무엇이든 얼려버리는 ‘얼음땡 건’, 피라냐와 오징어가 총알인 ‘피라냐 건’ ‘오징어 건’ 등 악당들의 무기도 상상력이 반짝인다. 무엇보다 별 말 없이 화면 곳곳을 차지하고 있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미니언들은 귀엽고 엉뚱한 감초 구실을 해낸다.

이런 요인들로 <슈퍼배드>는 미국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2억3000만달러를 벌어들여 드림웍스의 <드래곤 길들이기>(2억1000만달러)를 넘어섰다. 그러나 초점도 잘 맞지 않고 효과도 부족한 3디(D)와 설득력이 부족한 내러티브는 <슈퍼배드>의 큰 약점이다. 저스틴 팀벌레이크, 어셔 등의 음악을 만든 퍼렐 윌리엄스의 음악이 대단히 경쾌하다. 한국어 더빙판에서는 ‘소녀시대’의 태연과 서현이 각각 마고와 에디트의 목소리 연기를 했다. 16일 개봉. 전체 관람가.

김진철 기자, 사진 유피아이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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