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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장기 타짜’의 귀환… 눈먼 장기판 노인들의 악전고투

등록 2010-09-04 09:37수정 2010-09-04 09:48

독립영화 ‘장기의 재구성’ 포스터. 인사이드피플 제공
독립영화 ‘장기의 재구성’ 포스터. 인사이드피플 제공
[독립영화관 21회] ‘장기의 재구성’
노인들의 의리와 배신을 다룬 패러디 단편영화
[줄거리] 여름날 어느 공원. 내기 장기를 두는 김씨, 이씨, 박씨, 최씨 노인. 평소 ‘봉’으로 통하던 최 노인은 이 날도 돈을 잃고 다른 노인들이 시키는 잔심부름까지 도맡는다. 근래 악명을 떨치고 있는 소문의 ‘장기 타짜’에 대해 이야기하는 노인들.

이때 가출한 할아버지를 찾아 공원을 서성거리는 한 소년. 소년은 우연히 이들의 내기 장기에 훈수를 두고, 최 노인은 간만에 승리를 거머쥔다. 돈을 잃어 열이 받을 대로 받은 박 노인은 소년에게 대결을 제의하지만 여지없이 패배한다.

뒤이어 달려드는 김 노인과 이 노인. 하지만, 소년의 압도적인 장기 실력에 연패한 노인들은 돈을 잃고, 몰려든 구경꾼들에게 망신을 당한다. 성질 급한 박 노인은 마지막 카드로 노인정 최고의 장기 고수 정 노인을 부르는데….

[연출의도] 노인들 세계에는 노인들만의 우정과 의리, 배신의 드라마가 있다. 통쾌하고 발랄한 노인들의 드라마를 그려보고 싶었다. 순수해야 할 어린이와 덕이 있어야 할 할아버지로 구성된 사기단의 이야기를 통해 물질만능의 세태를 꼬집고 싶었다. 체면치레에 급급해 호랑이굴로 들어간 줄도 모르고 차비까지 판돈으로 내놓는 나이 든 남자들의 어리석음도 해학적으로 그리려고 했다.

‘장기의 재구성 : 장기 타짜의 귀환과 김, 이, 박 수난사’ 김영훈, 이상경 감독 인터뷰


독립영화 ‘장기의 재구성’ 화면 갈무리.
독립영화 ‘장기의 재구성’ 화면 갈무리.
-제목에서부터 패러디라는 느낌이 강하게 나는데, 어떤 의도가 있었나요?
“한낮의 공원에서 장기 두는 어르신들을 자주 봤는데, 겉으론 한가롭고 평화로워 보이는 그분들도 속으론 자존심과 용돈을 걸고 악전고투하는 거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치열한 승부 끝에 나이 많은 분들이 난투극을 벌이면 재밌겠다는 못된 상상을 하다가 이야기를 구상하게 됐습니다. 제목은 영화 ‘범죄의 재구성’과 ‘타짜’에서 빌려왔습니다.

-단편영화에서는 특히나 흔치않은 공동연출을 했는데, 혼자 연출할 때와 비교하면 장단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장점은 역시 서로 의지가 되고 뭘 하든 부담이 반이라는 것이겠죠? 단점은 역시 현장에서 서로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할 경우, 저희 자신은 물론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을 혼란에 빠뜨린단 점이겠죠.” (웃음)

-연출의도에서 말씀해 주신 것처럼 노인이 지루한 소재로 전락하게 된 원인이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노인과 노년의 삶에 대한 편견과 오해 때문 아닐까요? 노년의 삶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무료하거나 지루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보조출연자는 어떻게 섭외하신 거죠? 그 많은 사람을 섭외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어머니 아시는 일곱 분 정도 우선 섭외했습니다. 그래도 인원이 많이 모자라 촬영 당일 전 스태프들이 촬영장소인 장충공원에 상주하시는 어르신들을 직접 캐스팅했습니다. 촬영 당시 가장 애를 먹었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분장이 워낙 교묘해서 파악하기가 힘들었는데 주요 인물들의 실제 나이는 어느 정도 연령대인가요?
“그다지 교묘하지 않아 걱정이었는데. (웃음) 실제론 30대 초중반, 20대 후반의 연극배우들입니다. 사실 더 과장되거나 실감났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 아쉽게 생각합니다.”

독립영화 ‘장기의 재구성’ 화면 갈무리.
독립영화 ‘장기의 재구성’ 화면 갈무리.
-마지막으로 두 분 감독님이 단편영화를 만드는 이유나 목적은 무엇인가요?
“찍기 전엔 재미있을 거 같아 찍는데, 찍고 나면 여러모로 후회도 하고 그럽니다. 좋아하는 감독의 좋은 영화를 보면 ‘영화 할만하다’ 싶어 또 찍게 되죠. 단편영화를 찍는다는 건 저희에게 영화 앞에 겸손해지게 되는 경험이라 생각합니다.” 영상·글 인사이드피플(insidepeople.co.kr)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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