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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자식 온다는 말에’… 시골 어머니의 특별한 하루

등록 2010-09-21 15:09

[독립영화관 24회 …추석특집①] ‘외출’
자식 그리는 어머니의 마음을 담은 미니 다큐
   
‘독립영화관’이 추석을 맞아 가족을 소재로 한 단편영화 3편을 특집으로 편성했습니다. 자식을 기다리는 시골 노모의 하루를 소재로 한 미니 다큐 ‘외출’에 이어 남매 간의 가족애를 소재로 한 ‘여름후에’와 어머니의 자살과 보험금을 타기 위한 자식들의 패륜을 다룬 ‘가족다사랑보험’ 등 3편이 21일~23일까지 연속 방영됩니다. 많은 시청바랍니다.

  [줄거리] 한적한 시골 마을에 등마저 구부정한 할머니가 홀로 산다. 자식으로부터 걸려온 전화 한 통화, 할머니는 신이 난다. 동네 아저씨의 경운기를 타고 도착한 읍내 시장에서 반찬거리를 장만해 집에 와 신나게 요리를 한다. 그러나 정성스럽게 차린 밥상의 주인은 없고, 그날 밤도 할머니는 홀로 잠이 드는데….

  [연출의도] 멀리서 자식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면서 특별한 하루를 꿈꾸는 어머니, 자식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영원할 수밖에 없는 심정을 그려보고 싶었다.

 

 <외출> 박준영감독 인터뷰

 
박준영 감독
박준영 감독
-마치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본 것 같은 기분입니다. 리얼리티가 돋보이는데, 기획의도가 무엇인가요?


 “리얼리티를 추구했어요. 아들을 기다리는 할머니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고 싶었어요. 그 하루의 일상 속에 메시지가 있다고 생각했죠. 단편영화도 픽션이 있고 연출이 있지만 할머니의 하루를 그대로 카메라에 담아내려고 노력했어요. 오지 않는 아들을 기다리는 할머니의 모습, 그 자체가 이 단편영화입니다.”

 -나이 든 배우와 연출하기가 쉽지 않다고 하는데,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촬영 마지막 날까지 제가 원하는 영상이 나오지 않아 걱정이 많았어요. 할머니 연세도 있으셔서 무리하게 다시 촬영을 진행할 수도 없었어요. 계속 ‘다시 찍어야 된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죠. 그런데 할머니께서 그 마음을 알고 계셨던지 ‘찍어야 된다면 그렇게 해야지. 다시 찍어야지’라며 웃으며 이야기하시는 거예요. 연세가 있으셔서 분명 힘드셨을 텐데 저희를 걱정해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촬영이 힘들진 않았어요. 오히려 저희를 손자, 손녀처럼 대해주신 할머니 덕분에 기분 좋게 촬영을 했고, 감동을 받았죠.”

 -촬영은 어디에서 하신 건가요? 시골이 배경인데, 장소 섭외나 시장 촬영 등이 궁금하군요?

 “촬영 장소는 모두 밀양입니다. 제가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기도 하죠. 추억이 있는 곳이라 더욱 정감이 가는 곳입니다. 밀양의 뛰어난 풍경을 여러 사람에게 알리고 싶어서 택하게 됐죠. 재래시장 등 장소 섭외는 그리 어렵지 않았어요. 상인들도 정이 많아서 이해를 해주셨죠. 저희가 미리 연락을 드리지 못하고 촬영을 해서 죄송한 마음도 있어요. 그래서 저희 식사도 해결할 겸 해서 촬영이 끝나고 물건을 많이 사드렸습니다.”

  -영화를 보는 모든 아들, 딸들이 뜨끔하고 반성할 것 같은데, 비슷한 경험이 있나요?

  “어렸을 때 TV나 신문을 통해 부모님을 버리거나 살해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어요. 굉장히 충격적이었죠. ‘어떻게 저럴 수가 있나’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제 주변을 둘러보면 부모님과 떨어져 연락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눈에 띄더라고요. 이런 사회의 모습이 안타까웠어요. 사회의 불행한 이면을 접하게 된 거죠. 그래서 이걸 영화로 담으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뭔가를 느끼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저 같은 경우는 부모님에게 결혼 후에도 같이 살자고 말하지만 부모님은 그걸 원치 않으시는지 웃으며 넘기곤 합니다.”

 -오지 못한다는 아들의 전화를 받고 나서도 할머니가 밤하늘을 보며 나와 계신 것은 어떤 이유인가요?

 “할머니의 일상을 보면 저녁이 되면 항상 밖에 나와 하늘을 쳐다보곤 하세요. 그 일상을 담아낸 거죠. 혼자 살다 보면 외롭고, 그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밖에 나와 밤하늘 바라보게 되잖아요. 아들이 오지 못한다고 전했어도, 그 아들을 그리워하는 모습도 같이 담아내고자 했어요. 그립기 때문에 외롭고, 그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밤하늘을 쳐다보게 되는 거죠.”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제가 이 영화를 만들었지만 이 상황이 우리 주변에선 사라졌으면 좋겠어요. 가족들과 같이 밥을 먹는, 웃음이 가득한 모습이 넘쳤으면 하죠. 그런 마음으로 관객들이 이 단편영화를 보셨으면 해요.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고 부모님에게 전화 한 통이라도 할 수 있는 동기를 가졌으면 좋겠어요. 그 시발점이 이 영화라면 기분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영상·글 인사이드피플(insidepeople.co.kr)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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