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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코믹하지만 신랄한 ‘이주노동자 생존기’

등록 2010-09-26 21:14

영화 ‘방가?방가!’
영화 ‘방가?방가!’
부탄사람으로 위장취업한
청년백수 영화 ‘방가?방가!’
<방가?방가!>는 이주노동자 문제를 다룬 영화다. 코믹스런 접근이지만 외국인 노동자들이 착취당하는 풍경을 제대로 보여주기는 처음이다.

오랫동안 임시직을 떠돌던 청년 백수 방태식(김인권·사진 오른쪽). 이를 보다 못한 친구 용철(김정태·왼쪽)이 아이디어를 낸다. 동남아 사람 같은 외모를 활용해 이주노동자로 위장취업하라는 것. 부탄인 ‘방가’로 변신한 태식은 의자공장에 취업한다. 이주노동자 틈에서 용케 버티는 그를 통해 이주노동자가 놓인 현실을 보여준다.

한국인 공장장은 욕을 입에 달고 산다. 툭하면 여성 노동자 엉덩이를 비벼댄다. 돈 안 주는 야근과 특근은 외국인 몫이다. 가족이 없다는 턱없는 이유다. 퇴직금 명목으로 적립한 돈은 그의 비자금이 된다. 어차피 불법체류로 몰아 추방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차별은 같은 노동자 사이에도 있어 식당에서도 가려 앉는다. 주인공이라고 다르겠는가. 위장취업임을 잊고 한국인 옆에 앉았다가 눈총을 받는다.

하지만 태식은 베트남 출신 여성 장미(신현빈)와 사랑에 빠지면서 그들이 자신과 똑같은 몸과 똑같은 감정을 가졌음을 깨닫게 된다. 동료 외국인들이 적립금이 떼였음을 알고 파업 선두에 나서면서 “한국에서 일하고, 한국에서 밥 먹으면 다 한국 사람입니다”라고 외친다.

태식은 이들과 함께 외국인 노래자랑에 나가기 위해 연습을 하는 한편, 용철한테 진 빚을 갚기 위해 국적를 취득하게 해준다며 이들한테서 돈을 거둬들이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다. 노래방을 정리한 돈보따리를 안고 용철과 함께 낙향하던 태식은 도중에 마음을 돌려 용철의 배신으로 체포되어 보호소에 갇힌 동료들 곁으로 돌아간다.

용모 탓에 조연에 머물던 김인권이 용모 덕분에 첫 주연을 맡았다. 사투리와 외래어를 뒤섞는 애드리브가 천연덕스럽다. 진가는 외국인 상대 욕설 강연에서 드러난다. <마음이>의 도둑 형제 김정태의 코믹 연기도 배꼽을 잡게 한다. 자신의 노래방에서 ‘찬찬찬’을 강의하는 장면은 정말 웃긴다. 이 영화가 데뷔작인 신현빈은 신인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뛰어난 연기를 보여준다. 지난해 영화진흥위원회 ‘한국영화제작지원작’으로 뽑혀 6억원을 지원받았다. 순제작비는 8억원. 30일 개봉.

임종업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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