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완 감독
‘스폰문화’ 다룬 류승완 영화
황정민·류승범·류해진 출연
“개성만점 배우들 연기 만족”
황정민·류승범·류해진 출연
“개성만점 배우들 연기 만족”
<주먹이 운다> <피도 눈물도 없이>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의 류승완(사진) 감독이 3년 만에 신작 <부당거래>를 들고 나왔다. 액션 위주의 전작과 달리 경찰, 검찰, 스폰서의 검은 거래를 통해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그렸다. 류 감독은 지난 30일 압구정 씨지브이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출연배우인 황정민, 류승범, 류해진 등과 함께 나와 촬영 전후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영화의 얼개는 이렇다. 전국을 뒤흔든 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죽자, 경찰 상부에서 물먹고 있는 광역수사대 간부 최철기(황정민)가 사건 조작을 타진받는다. 최철기는 자신의 스폰서이자 약점많은 부동산업계 큰손 장석구(류해진)를 시켜 약점을 덮는 조건으로 가짜 범인을 만들어내게 함으로써 사건을 깔끔하게 마무리한다.
한편 검사 주양(류승범)은 자신의 스폰서인 부동산계 또다른 큰손 김 회장이 최철기에 의해 구속되어 최철기에게 앙심을 품고 있던 차, 살인사건이 자신한테 배당되면서 사건을 파고든다.
그동안 각본과 연출을 겸해온 류 감독이 다른 사람의 시나리오를 쓰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처음부터 파고든 작품은 한 문장, 한 장면이 다 아까워 과감하게 수정하거나 버리기 힘든데, 주어진 시나리오로 작업해보니 저 스스로 냉정해지더군요.” 그는 “지난해에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 마음에 안 들어 물렸다가 몇 달 뒤 수정본을 받고 오케이를 했고, 작업 과정에서 배우, 스태프들과 논의를 거쳐 몇 차례 수정을 거듭했다”고 전했다.
공교롭게도 올해 들어 검찰 스폰서 사건이 터지면서 <부당거래>가 마치 사건을 예견하고 만든 것처럼 비치게 되었다.
“이러다 큰집으로 이사하게 되는 거 아닌지 모르겠어요.(웃음) 하지만 먹고살려다 빚어지는 스폰서 문제는 검찰, 경찰, 부동산 큰손을 막론하고 조직사회 어디라도 있는 보편적인 것이지요. 저라고 털면 먼지가 안 나겠습니까.” 그는 “이 영화는 사회문제보다 인물의 심리를 중시하고 있다”며 “만일 시비가 일어나면 각본 쓴 사람이 책임질 문제다”라며 눙쳤다.
“영화는 쇼트 이어붙이기, 상황 찍어 나누기 등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이번에는 후자에 해당합니다. 연출자가 개입하지 않고 연기자들이 능동적으로 살아주어 가능했어요.” 그는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주연은 물론 단역들까지 좋은 연기를 펼쳐 만족스럽다”며 “개성이 뚜렷한 배우들 보는 맛이 또다른 매력”이라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도 역시 동생인 류승범을 배우로 기용했다. 그의 전작 가운데 <짝패>를 제외하고 모든 영화에 동생이 등장한다. “동생이라서가 아니라 연기를 잘하고 무척 편하다”고 류 감독은 말했지만 승범씨는 “감독-배우 관계가 다들 마찬가지겠지만 독한 감독이라 때려주고 싶은 때가 없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승범씨는 또 “시장가에 해당하는 개런티를 받았고 그에 합당하게 일을 했다”면서 영화에서처럼 “부당거래는 없었다”며 웃었다. 28일 개봉.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사진 영화인 제공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사진 영화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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