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얼 어쿠스틱스
‘비주얼 어쿠스틱스’ 등 10편 상영
유명무실 넘쳐나는 수많은 영화제 가운데 입소문으로 매진되는 알토란 영화제가 있다. 17일까지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열리는 국제건축영화제다. 지난해 닷새로 예정됐던 1회 영화제가 일찌감치 매진돼 2주일 연장 상영했다. 두번째인 올해는 건축이 현대인과 어떤 관계를 맺는가를 주제로 다큐멘터리 등 영화 9편을 마련했다.
최고 관심거리인 개막작은 미국의 건축 사진작가 줄리어스 슐먼(1920~2009)에 관한 다큐멘터리 <비주얼 어쿠스틱스>(사진). 그는 1930년대 이후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리처드 노이트라, 존 로트너, 프랭크 게리 등 미국과 세계 현대건축을 이끌어온 슈퍼스타급 건축가들의 중요 작품을 찍었던 사진작가. 영화는 인터뷰를 통해 그가 건축가들과 어떻게 작업했는가를 들려주는 일종의 <구술 현대 미국건축사>다.
<시티즌 아키텍트>도 놓칠 수 없는 작품. 미국의 사회참여적 건축가 새뮤얼 막비(1944~2001)에 대한 다큐멘터리다. 미국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으로 꼽히는 앨라배마주 헤일 카운티에 스튜디오를 차려 흑인 솔 음악가를 위한 집을 짓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그의 건축철학과 미국 사회의 문제점을 들여다본다.
이밖에 익스트림스포츠인 ‘프리러닝’을 통해 도시건축·공간과 몸과의 관계를 짚어보는 <나의 놀이터>, 스타 건축가의 작품이 실생활에서는 어떻게 평가받는가를 가정부의 시선에서 따져보는 <콜하스 하우스라이프>, 영국의 대표건축가 얀 카플리츠키(1939~2009)에 대한 다큐 <프라하의 눈> 등이 포함돼 있다. 드라마 <성가신 이웃>은 르코르뷔지에가 아르헨티나 라 플라타에 세운 ‘카사 쿠루체트’가 배경. 건축 대가의 작품 집에 사는 주인공이 자기 집 쪽으로 창문을 내려는 옆집 사람과 겪는 갈등을 그렸다. 한국 영화로는 국립현대미술관으로 리모델링중인 옛 기무사 건물에 관한 기록물 <기무>, 이 있다.
강병국 부집행위원장(동우건축 소장)는 “상영작은 대부분 로테르담, 이스탄불 등 국제영화제에서 선별해 온 최고의 작품들”이라며 “일반인들이 건축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인터넷 cafe.naver.com/siaff.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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