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우 3D’
시리즈 7번째 이야기 ‘쏘우 3D’
인간의 잔인함은 어디까지일까? 쏘우 시리즈는 ‘당신이 이 영화를 끝까지 볼 수 있느냐’고 내기 한번 해보자는 식의 영화다. 2004년 1편이 나온 이래 해마다 한편씩 6편이 나와 7억3000만달러를 벌어들였고 3000만장 넘는 디브이디를 팔아치웠다.
7번째 이야기인 <쏘우 3D>는 잔인함이 입체가 됐다. <쏘우 6>을 연출했던 케빈 그루터트 감독은 칼, 톱, 갈고리 등을 이용해 인간의 몸을 썰고, 찢고, 뜯고…, 정말 별의별 짓을 다한다.
줄거리는 이렇다. 직소(토빈 벨)가 만든 덫에서 살아남았다는 보비(숀 패트릭 플레이너리)는 당시 경험을 토대로 <생존>이라는 책을 써 떼돈을 번다. 방송 출연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보비는 누군가에게 일격을 당한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직소가 만든 덫에 갇혔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와 함께 납치된 아내와 동료들 역시 같은 건물 안 트랩에 갇혀서 그의 구조를 기다릴 뿐이다.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한 시간. 트랩에서 살아남았다는 거짓말로 책을 팔아온 그는 참회의 눈물을 흘리며 구조에 나서지만 동료들은 그의 구조노력에도 불구하고 한 명씩 죽어간다.
여기서 잠깐. 시리즈를 처음 보거나 기억이 아슴푸레한 사람을 위해 1~6편 줄거리를 보자. 평범한 회사원 존 크레이머(직소)는 불치의 암에 걸린다.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고 마약중독자 재활원을 운영하는 아내가 낙태를 한다. 절망에 빠진 그는 자살을 기도하지만 큰 부상을 입고 살아난다. 이를 계기로 삶의 기쁨과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한테 교훈을 주기 위해 잔혹한 덫을 놓아 사람들로 하여금 살고자 몸부림을 치도록 한다. 스스로 해낼 수 없으니 대리인을 내세우는데, 그것도 벼슬이라고 마약중독자 아만다, 호프만 형사, 그리고 아내 질이 후계자를 둘러싸고 경쟁이 벌어진다.
이야기는 둘째이고 진짜 목적은 관객의 인내심 시험. 잔인함은 날카롭고 뾰족하고 속도가 빠른 쇠붙이와 인체의 대비에서 온다. 전기톱으로 허리를 두 동강 내고, 혀를 뽑고, 눈을 찌르고, 머리를 터뜨리고, 불로 지지고, 통째로 굽기까지 한다. 3디여서 인육 파편과 핏덩이가 관객 얼굴로 날아드는 것 같다. ‘자 어떻소? 견딜 수 있겠소?’ 입장 수입으로 떼돈을 벌었다지만, 도중에 나간 관객들 통계는 없다. 18일 개봉.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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