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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서른 넘어 주연급 역할 좋긴 좋더라고요”

등록 2010-11-17 08:25

영화 ‘두 여자’로 우뚝선 심이영
영화 ‘두 여자’로 우뚝선 심이영
영화 ‘두 여자’로 우뚝선 심이영
저 배우 누구야? 18일 개봉하는 새 영화 <두 여자>에서 요가강사이자 늦깎이 건축과 대학원생으로 담당교수와 불같은 사랑을 펼치는 ‘당찬 여자’. 완벽한 남편을 뒤흔든 여자가 누굴까. 익명으로 접근해 온 교수의 아내조차 미워할 수 없는 ‘해맑은 여자’. 사실혼의 옹벽 앞에서 속절없이 허물어지는 ‘가련한 여자’.

알고보니 2000년 김기덕 감독의 <실제상황>으로 데뷔해 그해 박철수 감독의 <봉자>(2000)에서도 조연으로 발탁됐던 김진아다. 그 뒤 <묻지마 패밀리>(2002), <여고생 시집가기>(2004), <파송송 계란탁>(2005) 등 출연작이 없지 않지만 범작. 이정범 감독의 <열혈남아>(2006)에서 심이영으로 이름을 바꾸고 박찬옥 감독의 <파주>(2009)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해냈다. 하지만 모두 포스터에는 나오지 않는 보일락 말락 조연.

스물에 데뷔해 11년 차. 우리나이 서른 하나에 비로소 주연급 역이 주어졌다. 무명 10년 설움이 터졌나, 절치부심 10년이 녹아들었나. 정준호를 중심축으로 노련한 신은경과 대결해 조금도 꿀리지 않는 연기실력을 발산하며 ‘두 여자 중 한 여자’를 확실하게 보여준다. 15일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주연을 해보니 어떤가?

“좋긴 좋더라. 하지만 예전에 작은 역할이어도 연기하는 순간에는 주연이라고 생각했다. 하고 싶은 것을 한다는 것만으로 좋아서 주·조연 개의치 않았다.”

-그동안 마음고생이 많았겠다.

“아무렇지도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신기하게도 힘들어하면서도 다른 것 하고 싶은 생각이 안 들었다. 지난해 <파주>에 출연하면서 비로소 영화가 열의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것임을 깨달았다. 주목받는 거와 별개로 영화의 맛도 알았다. 나한테 이것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힘을 냈다. 솔직히 말해 데뷔 초에는 승부욕이 없었다. 그냥 하고 싶은 것 하는 것으로 만족해 남들 보면 생각도 없고 욕심 없는 아이로 보였을 것이다. 본격 배우 꿈은 <열혈남아> 때부터 생겼다.”

-촬영하면서 어려웠거나 재밌던 일은?


“36회차를 두 달에 해치우는 강행군이었다. 노출도 그렇지만 감정 몰입이 힘들었다. 그다음에 들었던 고민, 왜 나는 끈적끈적하고 처절하고 격정적인 역할이 재밌고 좋을까, 혼란스러웠다. 박찬옥 감독과 식사하면서도 물어보니 ‘그건 이영씨 좋은 성향인 거 같다’고 해서 맘을 놓았다. 정준호 오빠가 되게 웃겼다. 한번은 베드신을 찍다가 대기실에서 쉬는 중에 ‘오징어 먹을까’ 하면서 갖고 와 먹더라. 나는 냄새날 텐데 하는 생각에 못 먹었다. 아니나 다를까, 촬영을 재개해 마주 대하니 입에서 오징어 냄새가 나더라.”

-데뷔 전에는?

“고교 졸업 뒤 별 목적도, 꿈도, 열정도 없었다. 아버지가 빵집 차려준대서 제과학원을 다녔고 잠시 중소기업 경리로도 있었다. 내 길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연히 연기학원에 등록해 대본 놓고 기초적인 것 했을 뿐인데 참 재밌더라. 석달 뒤 <씨네 21> 오디션 광고를 보고 갔다가 운좋게 걸렸다.

-그동안 왜 안 떴다고 생각하나?

“준비가 덜 되지 않았나 싶다. 전에는 ‘이만하면 됐어’라고 자위했다. 연기를 전공하거나 체계적인 학습을 한 것도 아니고 외모가 뛰어나지도 않은데 이 정도면 잘하는 거야 하면서. 이번에 내 생각이 잘못됐구나, 내가 연기 잘하는 게 아니구나, 배워야 할 게 많구나 하는 걸 절감했다. 그동안 나는 세상만사에 무관심하고 나밖에 몰랐으며 사회와의 소통도 닫혀 있었다. 좋은 경험이었다.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글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사진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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