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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구질구질함 그대로 ‘불륜 혹은 사랑’

등록 2010-11-28 21:05

영화 ‘사랑하고 싶은 시간’
영화 ‘사랑하고 싶은 시간’
유부남녀 사랑 그린 ‘사랑하고 싶은 시간’
유부남-유부녀의 사랑을 그린 <사랑하고 싶은 시간>은 구질구질하다. 진부한 소재에 전개도 뻔해 보인다. 배우들도 구질구질해 보인다. 왜 그럴까? 현실보다 아름답게 또는 추악하게 묘사하는 영화의 공식을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작품 속 배경과 배우와 그의 행태는 본디 구질구질한 현실과 너무 흡사하다.

평범한 주부 안나(알바 로르바케르)는 어느 날 출장요리를 나온 유부남 도미니코(피에르프란체스코 파비노)에게 끌린다. 서로를 향한 욕망은 자연스러운 눈빛으로 표출되지만 손잡을 곳, 입술 포갤 곳을 찾을 수 없다. 안나가 일하는 사무실, 공동주택 대문 뒤의 그늘 등 그들이 몸을 숨기는 시공간은 정처없는 그런 곳이다. 그러다 찾아낸 데가 교외 모텔. 가난한 이들이 들어간 그곳은 사방이 거울이고 정육점처럼 벌건 조명이다.

비루한 사랑이 끝나면 이들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안나의 남편은 집안일에 재미 붙인 채 섹스에는 무관심하고, 도미니코가 돌아가는 곳은 아이들로 복작거리는 좁아터진 집이다. 이들은 야근에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고 돈 빌리고 다니기 급급하다. 일탈은 비루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몸부림. “함께 있고 싶어, 하루 종일”이라는 평범한 대사가 안타깝고 “한순간을 잊는 데 전 생애가 필요하다”는 대사가 애절한 것은 사랑과 일상의 대비에서 온다.

이들의 사랑은 유지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 “당신을 원하지만, 애들을 저버릴 수 없어”라는 도미니코의 대사는 유부남-유부녀의 사랑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 외도에는 밟히는 꼬리가 있지 않은가. 도미니코는 외도 사실을 부인에게 들키고, 안나는 남편한테 거짓말을 해야 하는 상황이 괴롭다. 불안과 긴장 속에 헤어지고 만남을 반복하던 이들은 마지막 여행을 떠난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귀걸이를 빼는 안나의 모습이 몹시 애처롭다. <빵과 튤립>(2000) 등을 연출한 이탈리아의 실비오 솔디니 감독이 메가폰을 들었다. 12월2일 개봉. 임종업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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