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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인천을 ‘독립영화의 중심’으로”

등록 2010-12-10 20:37

“인천을 ‘독립영화의 중심’으로”
“인천을 ‘독립영화의 중심’으로”
영상미디어센터 상영관 ‘영화공간 주안’
국외감독 초청하고 시민과의 대화 마련
<요시노이발관>(2004) <카모메식당>(2006) <안경>(2007) <토일렛>(2010)의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39). 한국에 고정팬을 거느린 그가 서울에 온다면 그렇거니 하겠지만 인천 어딘가에 온다면 좀 특별할 법도 하다.

지난 4일 오후 주안영상미디어센터 상영관인 ‘영화공간 주안’(인천광역시 남구 주안1동 메인플라자 7층)을 찾았다. 오기가미 나오코는 시민 참여 영화상영 행사 ‘디렉터스 뷰’에 자기 작품 <안경>과 함께 초대되어 영화 상영 뒤 관객들과 대화하는 자리를 가졌다. 행사가 열린 4관 150석은 관객으로 가득 찼고, 상영 뒤 작품을 둘러싼 문답 한시간은 내내 뜨거웠다.

‘디렉터스 뷰’는 인천영상위원회에서 2008년부터 시작해 격월로 지금까지 이곳에서 15차례 열었다. 첫해는 ‘단편에서 장편으로: 독립영화와 상업영화의 소통’을 주제로 <완벽한 도미요리> <추격자>과 그 작품을 만든 나홍진 감독 등이, 2009년에는 ‘영화가 현실에 말걸다’를 주제로 <워낭소리>(이충렬 감독), <똥파리>(양익준 감독) 등이, 올해는 ‘장르로 바라보는 영화이야기’를 주제로 <영화는 영화다>(장훈 감독), <친정엄마>(유성엽 감독) 등을 상영했다.

다른 지자체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다. 제작비, 로케이션 장소 등을 지원하여 지역 홍보, 관광객 유치를 꾀하는 것은 지역 영상위원회의 공통업무이지만 관객과의 대화를 하는 데는 인천이 유일하다.

“인천을 독립영화의 중심으로 키우는 게 목표입니다. 일차로 독립영화 제작지원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관객을 키워야 합니다. 그런 영화를 소비하는 시민이 많아야 명분이 서지요. 한 영화당 1만명 관객이 목표입니다.” 디렉터스 뷰를 만들고 이끌어온 인천영상위 정재우(43) 사무국장의 말이다.

그는 이러한 목표가 단기간에 이뤄질 일은 아니라면서 길게 10년 이상을 본다고 했다. 2008년 2억3000만원, 2009년 3억원, 올해 5억원 등 제작지원, 관객교육에 투자를 지속하면 10년 내에 인천이 상업영화의 메카 할리우드는 아니어도 뉴욕이나 선댄스처럼 독립영화의 중심이 될 수 있을 거라는 비람이다. 영상위 주최의 디렉터스 뷰 외에 서구도서관과 영종도서관에서는 자발적인 영화읽기 모임이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다.

영화공간 주안은 2007년 인천 남구에서 25억원을 들여 설립한 독립·예술영화 전용관. 지자체가 직접 나서기는 이곳이 처음이다. 신시가지로 상권이 이동하면서 썰렁해진 그곳을 문화지구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프로젝트의 하나였다. 상영관 4개, 다목적 공연장 한 곳을 갖춘 그곳에서는 보통 2주 단위로 작품성이 높은 예술영화 또는 저예산 영화를 상영해 왔다. <워낭소리> <울지마 톤즈> 등 호응이 좋은 작품은 넉달 이상 걸기도 한다. 하루 한 차례 노인들을 위해 ‘추억의 영화’를 무료로 상영한다.

하지만 격월간 디렉터스 뷰는 논외로 치고, 그곳에서 거는 예술영화 대부분은 하루 10명 안팎의 관객이 드는 게 고작. 이주일 동안 대략 100여명이 보는 셈이다. 구, 시의회에서 존폐 논란이 일어나는 것도 그런 탓이다.


최근 부임한 최창식 관장은 “명분을 살리는 게 중요하다”며 “교수, 작가 등으로 기획위원 4명을 새로 꾸려 고교생과 대학생 관객을 유치하고 북카페 겸 뮤직바도 만들어 젊은이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동생과 함께 디렉터스 뷰 행사에 참석한 주민 김선자(45)씨는 “최근에야 이런 곳이 있다는 걸 알았다”며 “문화의 불모지인 인천에 이런 공간이 있다는 게 무척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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