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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들리지 않는 야구 선수들 ‘1승 꿈’ 향해 달리다

등록 2010-12-17 21:09

충주성심학교 모델로 한 강우석감독 영화 ‘글러브’ 내년 초 개봉
청각장애인 야구단을 소재로 한 영화 <글러브>(강우석 감독)가 내년 1월 말 개봉한다.

프로야구 간판투수였던 김상남(정재영)이 음주 폭행에 야구 배트까지 휘둘러 징계위에 회부되고 잠깐 이미지나 관리하라는 매니저한테 이끌려 청각장애인학교 야구부 임시코치를 맡게 된다. 모두 합쳐야 10명인 고교 야구부. 정상인 중학교 팀과 붙어 가까스로 이기는 정도의 실력인 이들의 꿈은 전국대회 첫 출전이다. 상남의 등장으로 팀은 꿈에 부풀지만 상남은 “글쎄 안 된다니까”를 외친다. 글러브만 끼면 행복해하는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누구보다 팀에 부정적이었던 상남은 점점 변해가고, 이들은 대형사고(?)를 치게 된다.

강우석 감독은 21일 제작보고회에서 “<이끼>가 끝난 뒤 만만하게 잡았다가 죽는 줄 알았다”며 “단순히 야구를 소재로 한 영화가 아니라 감동적인 휴먼스토리다”라고 소개했다.

영화의 실제 모델은 충주성심학교(충주시 교현동) 야구부. 2002년 9월 9명의 선수로 창단돼 전국고등학교 중 57번째로 정식등록했다.

2003년 이래 2008년까지 내리 참가한 봉황대기 고교야구대회에서 연패했다. 지난해는 선수가 모자라 참가를 못했고 올해는 중앙고와 맞붙어 5회 콜드패를 했다. 현재 15명으로 된 야구팀의 목표는 비장애인팀과 붙어 1승을 하는 것. 언제 이룰지 모르지만 꿈이 있어서 좋다.

“민감한 사춘기에 잘하나 못하나 미래는 똑같다는 생각에 빗나가는 경우가 많았어요. 건전한 스포츠로서 불만을 발산하고 인내심과 협동심을 키워주려고 시작했어요.” 2002년 팀을 만들어 선수들을 지도해온 박정석(43) 야구부장은 현재 성적우수 장학금을 받은 사람 가운데 야구부원이 많으며, 기업체에서도 야구부 출신 졸업생을 보내달라는 요청이 있을 정도로 결과는 성공적이라고 말했다.

이들 선수들은 소리를 들을 수 없는 탓에 시각, 촉각 등 보상감각이 발달해 있다. 선구안이 뛰어나고 선수와 선수, 선수와 코치 사이에 사인이 잘 통하는 장점이 있다. 반면, 배트에 맞는 소리로 공의 방향을 가늠하거나 ‘마이볼’ 사인으로 충돌을 막거나, 소리로써 팀플레이를 할 수 없다. 오로지 자신의 눈으로 공을 잡고, 상대방과 눈이 맞아야 연결동작이 된다.

“어렵죠. 무엇보다 선수들 80%가 생활보호, 조손가정 등 형편이 어려워요. 양말, 장갑, 간식까지 모두 후원금에 의존합니다.”

현재 감독은 프로팀 쌍방울 선수 출신의 박상수씨. 일반학교 절반 수준의 급여를 받으며 열성적으로 지도하고 있다. 코치는 박 부장을 포함해 2명. 장애인팀임을 고려하면 턱도 안 된다. 급여도 외부에 의존하는 형편. 감독급여는 동산실업 심계원 대표가 6년 이상 대줬고 최근에는 이름 밝히기를 꺼리는 이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감독과 코치, 그리고 선수들은 또다른 꿈을 꾼다. 프로팀 입단이 그것. 일차로 내년에 4년제 대학에 편입하는 송영태씨한테 가능성을 두고 있다. 비장애인의 80% 정도의 기량만 있으면 프로팀에서도 받아줄 것이라는 희망이다. 내년 고교를 진학하는 아이 가운데 5명도 눈여겨보고 있다.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사진 충주성심학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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