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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새내기 감독들 있어 행복했던 2010 충무로

등록 2010-12-27 09:08

(맨 위 왼쪽부터) 김형준, 장철수, 이승무, 송정우, 손수범, (둘째 줄 왼쪽부터) 장유정, 강대규, 김정훈, 김광식, (셋째 줄 왼쪽부터) 장건재, 정성일, 김민석, 권혁재, 신수원 감독.
(맨 위 왼쪽부터) 김형준, 장철수, 이승무, 송정우, 손수범, (둘째 줄 왼쪽부터) 장유정, 강대규, 김정훈, 김광식, (셋째 줄 왼쪽부터) 장건재, 정성일, 김민석, 권혁재, 신수원 감독.
‘하모니’ 강대규, ‘초능력자’ 김민석 등 신예 14명
절반 이상이 연출에 시나리오·원작 직접 쓰기도
2010년은 ‘<아바타>의 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지난해 12월17일 개봉해 해를 넘기면서 누적관객 1335만명을 동원, 2위를 기록한 <아저씨>(622만명)보다 두배 이상 많았다. <아바타>가 오랫동안 극장가를 점령하면서 다른 영화, 특히 국산 영화들이 힘을 못 썼다. 꽃미남 원빈이 화려한 동남아 무술로 남녀 모두의 판타지를 자극한 <아저씨>도 지난해 <해운대>와 <국가대표>가 각각 1139만명, 809만명을 동원한 것에 견주면 한국 영화 1위로선 초라한 성적이다.

올해 관객순위 20위권에 든 한국 영화는 <아저씨> <의형제> <전우치> <이끼> <포화속으로> <하모니> <방자전> <부당거래> <시라노; 연애조작단> <하녀> <초능력자> 등 모두 12편. 한국 영화 관객 점유율이 46%인 점을 고려하면 순위 면에서는 선방한 편이다.

이 가운데 <하모니>는 <해운대> 조감독을 지낸 강대규 감독의 데뷔작인 점에서 눈길을 끈다. 304만명을 영화관으로 끌어들인 데는 김윤진, 나문희 등 뛰어난 배우의 눈물 쏙 빼는 연기가 큰몫을 했고, 매끄러운 연출이 힘을 보탰다. 오랫동안 이명세, 윤제균 등 뛰어난 감독 밑에서 배운 강 감독의 연출력과 스태프 운용 수완이 제값을 한 셈이다.

올해 영화판은 강대규 감독처럼 처음 감독 명함을 돌린 이들이 이례적으로 많다. <초능력자> 김민석, <해결사> 권혁재, <쩨쩨한 로맨스> 김정훈, <용서는 없다> 김형준, <김종욱 찾기> 장유정, <내 깡패 같은 애인> 김광식,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장철수 등 확실하게 자기 이름을 기억시킨 신인들이 그 어느 해보다 많았다. 이밖에 <워리어스 웨이> 이승무, <여의도> 송정우, <레인보우> 신수원, <카페 느와르> 정성일, <회오리바람> 장건재, <페티쉬> 손수범 등을 합치면 14명에 이른다. 지난해 처음 개봉한 신인 감독들이 <워낭소리> 이충렬, <낮술> 노영석, <똥파리> 양익준, <킹콩을 들다> 박건용, <애자> 정기훈, <백야행> 박신우 등 6명이었던 것보다 훨씬 늘어난 것이다. 성적표도 좋다. <하모니>는 200만을 거뜬히 넘겼고, <초능력자>, <해결사>, <쩨쩨한 로맨스>는 100만을 돌파했다.


2010 신인감독의 영화
2010 신인감독의 영화
올해 신인 감독들은 강대규, 권혁재, 장철수처럼 조감독이나 연출부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도 있지만 과반수가 시나리오나 원작을 쓴 이들이란 점이 눈길을 끈다. 김정훈, 김형준, 김광식, 김민석, 신수원, 장건재, 이승무 감독은 오랜 습작을 거친 끝에 완성작에 가까운 시나리오로 제작자를 만나 직접 메가폰을 든 이들이다. 신수원처럼 영화감독이 되기까지의 자기 경험을 영화로 만든 사례도 있다.

특이하기론 <김종욱 찾기>의 장유정과 <카페 느와르>의 정성일. 장유정은 히트 뮤지컬 <김종욱 찾기>를 직접 쓰고 연출한 뮤지컬 감독으로 영화 연출이 결정되면서부터 주목받았다. 영화평론가인 정성일은 독특하고 실험적인 시도로 평단과 영화계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올해 신인 감독의 활약이 유독 두드러진 것은 2008~2009년 가라앉았던 영화판이 올 들어 조금 나아졌기 때문. 한국영화진흥위원회 자료를 보면 올 상반기 영화 흥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런 추세는 하반기에도 지속된 것으로 추정된다. 언제 다시 얼어붙을지 모르는 상황이라 이때를 놓치면 안 된다는 절박감이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또다른 견해로는 적은 비용으로 위험부담이 적은 작품을 만들려는 투자·제작사 쪽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한 영화제작사 간부는 “데뷔 대기인력 가운데 잘만 고르면 2000만~6000만원의 싼값에 괜찮은 원작과 연출력을 한꺼번에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쨌든 올해 대거 데뷔한 새 감독들이 영화판의 활력소가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패기와 시나리오 창작 실력을 갖춰 소재 빈곤과 타성주의에 빠진 영화시장을 풍요롭게 만들어주기를 영화계가 가장 바라고 있다. 김형준, 김광식, 장유정 등 몇몇은 벌써 차기작을 준비중이다.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사진 연합뉴스·<한겨레> 자료사진·영화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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