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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개구리 소년 사건…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등록 2011-01-11 20:23수정 2011-01-11 21:31

개구리 소년 영화 ‘아이들’
개구리 소년 영화 ‘아이들’
이규만 감독의 영화 ‘아이들’
21년 전 실화 바탕으로 찍어
“잊어선 안돼…범인 꼭 보길”
11일 오전 열린 <아이들> 제작발표회는 흡사 고해성사였다. 이 영화는 1991년 3월 대구시 달서구에서 5명의 어린이가 도롱뇽을 잡으러 간다며 나간 채 실종된 ‘개구리 소년 실종사건’을 소재로 했다.

2007년 수술 도중 마취가 깨어나서 벌어진 사건을 소재로 한 미스터리 스릴러 <리턴>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 이규만(사진 가운데) 감독의 두번째 작품이다. 사건 당시 대학교 진학할 즈음의 나이였던 이 감독은 무수한 소문만 남긴 채 영구미제 사건으로 종결된 사실에 흥미를 느껴 영화화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자료조사를 통해 발견한 사실과 본인이 느낀 감정을 토대로 스토리에 살을 붙여 3년이라는 긴 준비기간을 거쳐 완성했다.

이번 사건을 파헤쳐 특종을 잡으려는 다큐멘터리 작가 강 피디(박용우), 자신의 의견대로 개구리 소년의 범인을 주장하는 황 교수(류승룡), 처음부터 끝까지 아이들을 포기하지 못하는 박 형사(성동일), 아이를 찾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린 부모(성지루), 눈물조차 말라버린 어머니(김여진)를 축으로 사건 발생 21년이 되도록 이 사건의 충격을 고스란히 기억하는 사람들의 기억을 자극한다.

“시나리오 작업이 오래 걸린 것은 예민한 사건을 소재로 한데다 관련자들이 아직 생존해 관점에 따라 즐거움을 줄 수도 있고 상처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범인은 분명히 있고, 그 범인이 잡혔으면 하는 간절함으로 영화를 찍었습니다.”

이 감독은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어린이들의 부모들 가슴이 석회처럼 말라 푸석거림을 목격했으며 우리가 아는 것과 다른 사연과 슬픔이 내재돼 있음을 알게 되었다며 범인이 영화를 꼭 봤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이 사건은 지난 2006년으로 15년의 공소시효 지났지만 결코 잊혀져서는 안 되며 어린이들이 더이상 흉악한 범죄의 희생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무감이 앞섰다고 했다.

“가상의 다큐멘터리 작가를 스토리텔러로 하여 실화와 픽션을 재구성해 흐르는 물처럼 배치했기 때문에 그 경계를 나누기 어렵지만 영화를 보고 집에 돌아가 집에서 샤워를 할 즈음 밝혀질 것입니다.”

하지만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따르게 마련. “감독의 작위적인 노력보다는 사건 자체가 메시지를 갖고 있어요. 개구리 소년 사건은 무의 자른 단면처럼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기 때문에 디테일한 감정과 상처와 에너지를 갖고 있습니다.”

황 교수 역을 맡은 류승룡(왼쪽)씨는 “애초 출연 제의를 받고 상처를 받고 힘들어하는 부모들을 이용하는 얄팍한 상술이라고 생각돼 고사했다”며 “감독을 만나 서너시간 동안 얘기를 나누고 아이들의 부모를 만나 그들의 슬픔을 공유하면서 점점 영화에 몰입됐다”고 털어놨다.


박용우(오른쪽)씨는 “처음에 영화가 재미만 있다면 된다며 부담 없이 시작했지만 가면 갈수록 몰랐던 진실을 알게 되면서 감동을 느끼게 되었으며 자신이 중요한 일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시효가 지났음에도 사건을 계속 추적하는 형사로 나오는 성동일씨는 “촬영 전에 잠시 묵념을 했다”며 “지금이라도 재수사해서 범인은 반드시 잡힌다는 선례 남겼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내비쳤다.

출연진들이 이구동성.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내달 10일 개봉 예정.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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