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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대체 영화 따위는 왜 만들어서 내가 이 고생을…”

등록 2011-02-19 10:03수정 2011-02-19 10:19

뤼미에르죽이기
뤼미에르죽이기
[독립영화관 49회] 뤼미에르 죽이기
영화인들의 숱한 좌절,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줄거리]

 영화 조감독인 주인공은 어느 날 영화사에서 제작 중단 통보를 받는다. 조감독은 괴로운 마음에 ‘엎어진’ 제작진 셋이서 술을 마시고, 이어 조감독 집으로 ‘2차’를 간다. 홀로 자취하는 조감독의 방은 처절한 전쟁터만 같다. 조감독은 점점 취하고, 너무 괴로운 나머지 영화를 처음 만든 뤼미에르 형제에 대한 불만이 쌓인다. 결국 쓰러진 조감독은 뤼미에르를 찾아 나선다.

 

박정환 감독
박정환 감독
 [연출의도] 

 난 이 영화를 통해 어렵게 살아가는 영화인들의 우울한 모습을 비추려는 게 결코 아니다.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일인데, 왜 다른 이들에게 어두운 모습만 강조해 보여주겠는가. 영화를 누가 언제 어디서 발명했건 어쨌건, 어차피 나는 영화를 사랑하고 영화를 직업으로 삼았을 것이다. 운명이라 하는 게 낫겠다. 나뿐 아니라 수많은 선배님과 이제 발을 들인 후배들, 그들과 나와 영화는 그렇게 운명이다.


 

 [‘뤼미에르 죽이기’ 박정환 감독 인터뷰]

 -촬영 과정은 어땠는지?

 “즐겁게 촬영했습니다. 마치 학교 다닐 때 과제 찍는 분위기였어요. 다만, 다음달 카드 명세서를 보고 기절할 뻔했지만요. 주인공의 술 취한 연기가 너무 생생해서 실제 음주를 한 것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술을 먹은 건 아닙니다. 배우분이 연기를 너무 잘하셨죠.”

 

 -조감독인 주인공에게 영화의 의미는?

 “데이비드 린 감독의 <밀회>(Brief Encounter·1946)란 영화를 좋아합니다. 한 평범한 주부가 기차역에서 남자를 만나 연애를 하다가, 결국 자신의 일상인 가족에게 돌아가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누구나 일상을 벗어나는 일탈을 꿈꾸지만 대부분은 다시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오게 되죠. 제 영화 속 조감독에게도 영화는 그의 일상입니다. 조감독 삶이 영화이고 영화가 바로 조감독의 삶인 것이죠.”

 

 -영화에서 뤼미에르가 남긴 “나의 죽음으로 역사는 바뀌지 않는다”는 말의 뜻은?

 “뤼미에르가 죽든 말든 오늘날 영화의 존재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저도 여전히 영화를 선택해 직업으로 삼았을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 자신에 대한 채찍질 같은, 절대 영화감독의 꿈을 포기하지 말라는 자기 최면일 수도 있겠죠. 뤼미에르가 저나 영화 속 조감독을 포함한 영화인 모두에게 “내가 죽어서 영화가 안 만들어지고 다른 사람이 만들었다 해도, 너 같은 놈은 결국 영화를 했을 거야. 이놈아! 그러니 딴생각 하지 말고 열심히 해!”라며 다그친 거랄까요? (웃음)”

 

 -영화에서 가장 큰 즐거움은?

 “빌 게이츠가 남긴 다음의 말이 이 질문에 대한 최선의 답변이고 확실한 거 같습니다. - 나는 세상에서 가장 신나는 직업을 갖고 있다. 매일 일 하러 오는 것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다. 거기엔 항상 새로운 도전과 기회와 배울 것들이 기다리고 있다. 만약 누구든지 자기 직업을 나처럼 즐긴다면 결코 탈진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뤼미에르죽이기
뤼미에르죽이기
뤼미에르죽이기
뤼미에르죽이기

 글·영상 인사이드피플(insidepeople.co.kr)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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