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 <미열>
[독립영화관 50회] 미열
[줄거리]
가출한 지 2년이 지난 진영은 집에 돌아가고 싶지만 버려졌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가지 못한다. 어느 날 가출한 후 처음으로 휴대전화를 켰더니, 정지상태가 아닌 발신가능상태임을 알게 된다. 진영은 자신이 버려지지 않았다는 불확실한 기대를 품게 되고, 결국 집에 돌아갈 결심을 하는데….
[연출의도]
내가 느끼는 한국 사회는 청소년의 방황을 단순히 개인의 잘못으로 단정 지을 뿐, 책임지지 않으려 한다. 나 자신도 방황을 고민하는 한국의 청소년으로서, 승희와 진영을 통해 나의 불안함을 표현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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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열’ 김다민 감독 인터뷰] -이른 나이에 영화연출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아직 영화연출을 시작했다기엔 너무 부족한 작품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영화에 대한 동경이 많았어요. 모두가 극장에 모여 같은 스크린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신나는 경험인데, 영화 속 어떤 장면에선 하염없이 관객들이 울고 어떤 장면에선 머리가 띵할 정도의 반전이 들어있는 게 너무 신기했어요. 영화를 좋아한다고 스스로 느끼고 난 후엔, 점점 더 많은 이야기가 보고 싶어지고, 그 다음엔 좀 더 구체적으로 보고 싶은 이야기가 생기고, 그러다 보니 이전엔 보는 것만으로도 좋았는데 어느 순간부턴 조악한 솜씨로라도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만들어보고 싶더라고요. 사람들은 내 영화를 어떻게 바라볼까 궁금했고요.”
-등장인물과 비슷한 또래로서, 감독의 내면도 많이 투영되었을 것 같은데?
“진영이의 상황이 더 극단적이지만 일부분은 저한테서 따온 이야기예요. 저는 지금도 ‘지금 거신 전화는 없는 전화번호’로 시작되는 안내방송이 제일 적막하다는 생각을 해요. 초등학생 때 부모님이 이혼하시고 자연스레 아버지와 연락이 두절됐어요. 어느 순간 생각해보니 아버지와 연락이 끊긴 게 제가 먼저 전화를 걸지 않아서 그런 것 같더라고요. 그렇게 혼자 결론을 내리고 몇 날을 고심한 끝에 아버지 전화번호를 눌렀는데 그 안내방송이 나왔어요. 1분도 안 되는 안내메시지가 얼마나 크게 다가왔던지…. 당시 초등학교 2,3학년 정도였는데 아예 상황 자체를 이해를 못 했어요. 지나고 보니 그게 일종의 트라우마가 됐는데, 시나리오 쓸 때도 여러 번 지웠다 살렸다 했던 기억이 나네요.”
-승희가 걸린 감기와 미열은 영화상에서 어떤 의미?
“저는 감기에 걸리면 붕 떠있는 느낌이 들어요. 겨울날 밖에서 정처없이 돌아다니다 보면 어느새 감기에 걸려 있잖아요. 어렴풋이 감기에 걸릴 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 열이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어디에서 끝날는지는 모르고요. 그래서 방황과 감기는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 순간엔 뚜렷한 미래를 생각할 수도 없고 지금 상황을 헤매기만 하잖아요. 다만 언젠가는 지나갈 일이라고 생각하면서요.”
-마지막 장면의 승희는 어디로 가는 건지?
“마지막 장면은 시나리오 구상할 때부터 늘 고민거리였어요. ‘미열’이라는 작품에서 청소년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과정을 그리고 싶었지 열린 결말을 낼 생각은 아니었거든요. 아직 제 고민의 결말도 모르겠는데, 제가 주인공의 삶을 결말짓는 게 너무 어려웠어요. 무엇보다 승희가 진영의 뒤를 따라 정체성을 잃고 정처없이 흔들리는 결말은 원하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마지막에 승희와 승희 동생이 걸어가는 장면을 넣었어요. 승희는 진영을 보고 남은 동생을 떠올리고, 결국 동생을 데리고 나온다는 이야기로 끝냈죠. 하지만 막상 촬영된 장면을 보니 다리 위에 사람이 걸어가고 있는지도 잘 인식이 안 되더라고요. 다시 찍을까 생각도 해봤지만 결국 보이는 대로 넣었어요. 역시 내가 정할 수 있는 결말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들어서요. 영화 속 승희가 어디로 가는지는 승희만 알 수 있겠죠. 그곳이 어떤 곳이든 승희의 결정이라면 영화의 결말은 승희가 정체성을 찾아가는 거고요.”
-청소년 가출의 궁극적인 원인은?
“너무나도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적어도 제가 느끼는 청소년의 가출은 정체성에 대한 의심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가출을 한다는 건 자신이 소속되어있던 범주에서 나가는 것이잖아요.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저도 많이 생각해 봤는데, 아직 자신을 스스로 성인이라고 인식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런 일탈을 시도하는 게 얼마나 큰 두려움을 수반하는 것인지 조금이나마 알 것 같더라고요. 다른 사람들에겐 평범한 가정의 소속감을 나만 느끼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면 정체성에 혼란이 오지 않을까요? 다른 곳에선 찾을 수 있나 싶기도 할 것 같고요. 그래서 너무 당연한 이유겠지만 가정불화, 가족 폭력이 청소년 가출의 가장 큰 원인인 것 같아요.”
글·영상 인사이드피플(insidepeople.co.kr) 제공
[‘미열’ 김다민 감독 인터뷰] -이른 나이에 영화연출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아직 영화연출을 시작했다기엔 너무 부족한 작품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영화에 대한 동경이 많았어요. 모두가 극장에 모여 같은 스크린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신나는 경험인데, 영화 속 어떤 장면에선 하염없이 관객들이 울고 어떤 장면에선 머리가 띵할 정도의 반전이 들어있는 게 너무 신기했어요. 영화를 좋아한다고 스스로 느끼고 난 후엔, 점점 더 많은 이야기가 보고 싶어지고, 그 다음엔 좀 더 구체적으로 보고 싶은 이야기가 생기고, 그러다 보니 이전엔 보는 것만으로도 좋았는데 어느 순간부턴 조악한 솜씨로라도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만들어보고 싶더라고요. 사람들은 내 영화를 어떻게 바라볼까 궁금했고요.”
독립영화 김다민 감독.
독립영화 <미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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