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석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현장 영화인 출신 첫 ‘위원장’
“열악한 제작환경 개선하고
국외 영화시장 개척 나설것”
“열악한 제작환경 개선하고
국외 영화시장 개척 나설것”
“임기를 다 채울 수 있는 위원장이 되겠습니다. ”
30일 임명장을 받은 김의석(54·사진)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위원장의 취임 일성이다. 전임 위원장 2명이 잇따른 논란과 추문 속에 중도하차한 전례를 의식한 듯 했다. 그는 이날 서울 와룡동 문화체육관광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작은 무겁게 할 수밖에 없지만, 물러날 때는 기쁜 마음으로 떠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운을 뗐다.
“장관께서 두달 동안 고심한 끝에 저를 임명하신 이유는 현장 감독 출신이라 영화계 갈등이나 현안들을 누구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파악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취지가 아닐까요. 영화인 처지에서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고, 영진위의 목표인 한국영화 발전을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김 위원장은 감독 시절 <결혼이야기>(1992), <북경반점>(1999) 등의 인기작을 연출했다. 1999년 영진위 설립 이래 위원장에 오른 첫 현장 영화인이 됐다. 영진위 부위원장으로 지난해 11월 조희문 전 위원장 해임 뒤부터 직무대행을 맡아왔다.
그는 최우선 과제로 소통을 통한 영화계 내부 갈등 해결을 꼽았다. “영진위가 지난 2~3년간 (영화계의) 신·구, 좌·우 갈등으로 우여곡절을 겪었고, 좋지 않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렸습니다. 그런 면에서 제가 첫번째로 할 일은 소통을 통해 영진위가 영화계의 신뢰를 회복하고 모두 한 배를 타고 영화계 발전을 향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계 현안으로는 스태프 인건비, 독립영화 직영, 표준계약서 문제 등을 지목하며 “영화계, 문화부와 상의해서 시스템을 보완토록 하고, 산적한 문제들을 차근차근 풀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그는 “영진위가 앞장서서 국외 시장을 개척하고, 산업 전략적으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내놓기도 했다.
“20년 동안 한국영화는 많이 성장했지만, 인구 5000만의 내수시장은 한계가 있고, 이를 뚫을 수 있는 방법은 국외로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이 바로 곁에 있어요. 중국은 시장과 자본은 있는데 콘텐츠가 없고 한국에 대해서도 친밀감을 느끼고 있는만큼 이런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할 시점이라고 봅니다.”
그는 “영진위가 그간 불편한 문제에 발목이 잡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는데 이제는 앞장서서 국외 시장을 개척하고 시스템을 구축해가야 한다”면서 “20여년 전 홍콩영화들이 흥행 상위권에 랭크됐던 상황이 반대로 이루어져야 하지 않나. 한류 현상을 볼 때 우리 영화인들이 그런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연합뉴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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