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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살길은 고객을 지키는 것뿐

등록 2011-04-03 19:15수정 2011-04-03 21:01

<수상한 고객들>
<수상한 고객들>
신예 조진모 감독 ‘수상한 고객들’
코믹한 ‘속물’ 자산관리사 분투기
코미디 영화에 대단한 미학과 작품성을 기대할 필요는 없다. 그저 시원하게 한판 웃고 즐기면 일단은 목적달성이다. 극장을 나설 때 가슴 한편에 따스한 뭔가가 느껴진다면 금상첨화다. <수상한 고객들>은 이런 조건들을 무난하게 충족하는 따뜻한 코미디물이다.

전직 프로야구 선수이자 현직 보험설계사 배병우(류승범)는 출세와 성공에 집착하며 속물근성만 키워간다. 대한민국 최상위층만 상대하는 자산관리사로 스카우트된 그는 다니던 직장 일을 정리하던 중 위기와 맞닥뜨린다. 2년 전 보험왕에 오를 욕심으로 ‘수상한’ 고객들과의 계약을 무리하게 성사시켰는데, 이에 대한 내사가 시작된 것이다. 만에 하나 그 고객들이 자살이라도 하면 큰일. 병우는 고객들을 하나하나 찾아다니며 생명보험을 연금보험으로 갈아타도록 권한다.

고객들의 현실은 하나같이 어둡고 절망적이다. 사기로 전 재산을 날린 기러기 아빠(박철민), 빚 독촉에 시달리는 무명가수(윤하), 무의식적으로 욕을 내뱉는 틱 장애를 가진 노숙 청년(임주환), 남편을 잃고 혼자 아이 넷을 어렵사리 키우는 억척 엄마(정선경). 벗어나기 힘든 외로움과 가난의 굴레는 그들의 발목을 점점 더 깊은 수렁으로 잡아당긴다. 수렁에서 벗어날 요량으로 자살을 꿈꾸는 그들과 그 앞을 가로막는 병우. 이들의 줄다리기가 촘촘한 그물망처럼 교차편집된다.

영화는 예상되는 결말을 향해 한치 어긋남 없이 흘러가는데, 이게 밉지 않다. 연민의 감정선을 건드리면서도 ‘오버’하지 않는 신예 조진모 감독의 연출과 류승범의 몸에 밴 듯 자연스러운 연기의 공이 크다. 일본에서 이따금 영화에 출연하다 이번에 본격적으로 스크린 데뷔에 나선 가수 윤하의 연기 또한 합격점. 직접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하는 장면이 특히 매력적이다. ‘기타 신동’ 정성하의 출연도 반갑다. 닮은 영화를 꼽으라면 <1번가의 기적>과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을 들겠는데, 아니나 다를까, 각본가(유성협)가 같다. 14일 개봉.

서정민 기자, 사진 씨제이이앤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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