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스님·김수환 추기경
다큐 ‘법정스님의 의자’ 12일 개봉
추기경 삶 다룬 ‘바보야’ 상영중
추기경 삶 다룬 ‘바보야’ 상영중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란 마지막 인사를 남기고 떠난 김수환 추기경. “언젠가 한번은 빈손으로 돌아갈 것이다. 이 육신마저 버리고 홀홀히 떠나갈 것”이라며 ‘무소유’를 강조하고, “난 법정 스님이지 법정 큰스님이 아니다”라며 자신을 항상 낮추었던 법정 스님.
2010년 3월11일 입적한 법정 스님(1932~2010)과 2009년 2월16일 선종한 김 추기경(1922~2009)의 생전 삶을 스크린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오는 12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법정 스님의 의자>는 스님의 일대기를 되돌아보며 관객들에게 “지금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란 물음을 던진다. 영화는 생전 법정 스님 영상과 지인의 인터뷰, 스님이 있던 곳을 담아냈다. 홀어머니 밑에서 외아들로 자라 대학 3학년 때 출가하며 “무명초 같던 머리카락을 벗겨내고 먹장구름이 벗겨지듯 세상을 환히 보게 됐다”던 스님이 무소유 삶을 실천하며 입적하기까지의 여정이 소개된다. 제목에 나오는 ‘의자’는 스님이 참나무 장작개비로 직접 만들어 사용하던 의자를 말하는 것으로, 스님은 이 의자에 앉아 “인생을 낭비하고 있지 않은지” 돌아봤다고 한다. 내레이션은 ‘김수환 추기경 연구소’의 홍보대사이기도 한 배우 최불암이 맡았다.
지난 4월21일 전국 상영관에서 개봉한 <바보야>는 옹기 장수 막내아들로 태어나 국내 첫 추기경이 된 뒤 그늘진 곳의 벗이 된 김수환 추기경의 삶을 다룬 다큐 영화다. 조문 행렬이 서울 명동성당 일대를 휘감았던 김 추기경의 장례식 모습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김 추기경의 생전 인터뷰와 영상자료 등으로 꾸며졌다. 가톨릭 신자이면서 김 추기경의 서울 동성고등학교 후배인 배우 안성기가 내레이션을 맡았다.
전연령 관람가인 두 편 모두 영화적 완성도면에서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아무 것도 가지려 하지 않을 때 행복이 온다”던 우리 사회의 ‘큰 어른’ 김 추기경과 법정 스님의 가르침을 되새기기에는 모자라지 않는다.
송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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