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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김기덕 ‘아리랑’ 한국영화계 내부고발자?

등록 2011-05-15 14:45

칸 영화제에 상영 기립박수…김 감독 ‘한’ 토해
배신한 제자 감독·진짜 악한 악역 배우 등 거론
영화정책 등에도 날선 비판…국내 개봉은 미정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이단아’ 김기덕(51) 감독이 각본·주연·촬영·녹음·연출·편집·제작 등을 도맡은 장편영화 ‘아리랑’이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김 감독이 ‘비몽’(2008) 이후 3년만에 선보이는 신작인 ‘아리랑’은 11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에서 개막한 제64회 칸 국제영화제 공식부문인 ‘주목할만한 시선’에 초청돼 13일 드뷔시관에서 스크리닝됐다.

이 영화는 셀프 카메라 형식을 빌려 100분 동안 김 감독의 가슴 속에 맺혀있던 영화에의 ‘한’을 거침 없이 토해낸다. 때문에 국내 영화계에 적지 않은 후폭풍을 일으킬 조짐이다.

어느 감독 지망생을 ‘제자’로 받아들이게 된 계기, 자신과 그 제자가 함께 만든 영화 이야기, 그 제자가 자신과 새로운 작품을 만들기로 약속해놓고 ‘자본’을 따라 훌쩍 떠난 뒤 ‘메이저’의 뒷받침을 받아 스타 감독으로 떠오른 사연, 그 때문에 자신이 ‘폐인’처럼 살게 됐던 일, 그 내용이 보도된 뒤 그 제자를 감싸준 자신의 발언 등을 제자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영화에 담았다.

실명의 주인이 바로 장훈(37) 감독이다. 장 감독은 ‘빈집’(2004), ‘활’(2005) 등의 연출부를 거쳐 ‘시간’(2006)의 조감독을 했다. 김 감독이 제작·각본 등을 맡은 ‘영화는 영화다’(2008)를 통해 장편 데뷔했다. 김 감독과 ‘풍산개’를 준비하던 중 김 감독의 곁을 떠난 뒤 송강호(44)·강동원(30) 등 스타들을 앞세운 블록버스터급 액션영화 ‘의형제’(2010)를 연출했다. 이 영화는 관객 546만명을 불러 모았다.

뉴시스가 지난해 12월19일 ‘김 감독이 한 제자에게 배신당해 폐인이 됐다’고 보도했을 때 김 감독은 직접 나서서 “장훈 감독과는 오래 전에 화해했다”고 해명하며 감쌌다. 하지만 ‘아리랑’에서 김 감독의 언급으로 볼 때 당시 ‘화해’는 했어도 ‘앙금’은 해소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악역 연기를 잘한다고 평가 받는 일부 배우를 겨냥해서는 “악역을 잘한다는 것은 원래 속마음이 악하다는 것”이라는 인신공격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해당 배우를 두고 김 감독의 영화에서 악역을 주로 맡은 특정 배우를 뜻한다는 주장, 최근 급증한 사이코 스릴러물에 출연한 모 배우라는 설 등 해석이 분분하다. 이미 포털사이트에는 ‘김기덕’과 ‘악역배우’가 연관 검색어가 됐을 정도로 관심사로 떠오르며 역시 파문을 예고했다.


김 감독은 ‘해외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다고 정부가 훈장을 주더라. 영화는 보고 주는 건가’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2004년 베니스 국제영화제와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각각 ‘빈집’과 ‘사마리아’로 감독상을 받았다. 그 해 문화관광부로부터 보관문화훈장을 받았다. 해당 발언은 영화에 한국을 깎아내리는 내용이 있는 지 확인하지도 않은 채 국위를 선양했다며 포상하는 정부의 성과 중시형 영화정책에 대한 날선 비판이어서 시비가 일 전망이다.

아울러 김 감독은 자신이 지난 3년 동안 영화를 찍지 못한 이유가 ‘비몽’ 촬영 중 여주인공이 겪은 아찔한 사고의 충격 때문이었다는 사실도 넋두리하듯 밝혔다. 이나영(32)은 감방 창살에 목을 매는 장면을 찍다가 실제로 목이 졸린 채 허공에 매달리는 위기에 처했다. 이때 김 감독이 직접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이나영을 구했다.

영화는 김 감독이 자신을 배신한 사람들을 찾아가 권총으로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으로 결말을 맺는다. 이 대목을 두고도 국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지 분위기는 달랐다. 영화가 끝나자 관객들은 ‘주목할만한 시선’ 초청작 상영으로서는 이례적으로 기립박수를 치며 김 감독에게 경의을 표했다.

‘아리랑’의 국내 개봉은 미정이다.

ace@newsis.com <저작권자ⓒ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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