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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금융위기 공모 커넥션 집요하게 쫓는 카메라

등록 2011-06-14 20:43

다큐 ‘인사이드잡’
‘쓰레기 금융상품’ 파는 월가
제대로 감독하지 않은 정부
위험 경고 않은 학계 ‘공범’
굳이 나뉜 장르가 ‘다큐’라지만, 이 영화는 미국발 금융위기의 진범을 쫓는 ‘사기범죄 추적극’이라 불러도 좋다. 이러다간 다시 세계경제가 무너질 수 있고, 당신이 길바닥에 나앉을 수 있다는 공포를 몰고오는 ‘호러물’일 수도 있다.

올해 아카데미영화제 다큐멘터리 최우수작품상을 받은 <인사이드잡>은 경제전문가, 미국 관료 출신, 학계, 언론인 등과의 인터뷰와 각종 통계, 도표를 통해 금융위기의 실체를 파헤친다. 부채담보부증권, 신용부도스와프 등의 용어를 알면 좋지만, 몰라도 ‘미국 정부-금융가-신용평가회사-학계’가 얽힌 ‘금융위기 조장 커넥션’을 이해하는 데는 별 어려움이 없다.

지난 2008년 미국 월가에서 터진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와 보험회사 에이아이지(AIG)의 파산 등은 세계경제를 휘청이게 만들었다. 갑작스러운 사고처럼 보이지만, 영화는 1980년대 미국 레이건 정부 시절부터 시작된 금융규제 완화가 결국 위험천만한 금융파생상품까지 만들어낸 ‘예견된 사고’였다고 말한다. “이런 상품이 쓰레기”라는 것을 알면서도 상품을 팔면서 ‘보너스 돈잔치’를 벌인 리먼브러더스 등 투자은행, 이들의 상품이 안정적이라며 ‘AAA’ 등급을 주고 거액을 챙긴 신용평가기관, 이들을 제대로 감독하지 않은 정부 기관, 금융계 등에 돈 받고 컨설팅을 해주면서 정부에서 한자리 차지하느라 금융규제 완화의 위험성을 경고하지 않은 학계 모두 ‘2008년 9월 파국’의 공범들로 지목한다.

버락 오바마 정부에선 좀 나아질까. 영화는 골드만삭스 등 월가 출신 인사와 금융규제 완화를 부르짖던 관료들이 오바마의 경제자문으로 영입돼 벽을 치고 있는 현실을 꼬집는다. 이대로 상위 1%를 위한 감세 혜택을 둘 것인지, 금융위기에 책임지지 않는 저들의 무신경을 놔둘 것인지 영화는 물으며 “투쟁해 싸울 것이 있다”고 각인시킨다.

그러고 보니 미국만의 얘기는 아닌 것 같다고? 영화의 내용을 그대로 ‘한국적 상황’으로 치환해도 무리가 없다. 매사추세츠 공대 정치학 박사인 찰스 퍼거슨 감독의 날카로운 질문 앞에서 말을 더듬거나 발끈하는 관료와 교수들의 표정을 보는 재미도 있다. 하버드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배우 맷 데이먼이 내레이션을 맡았다. 지난달 19일 개봉해 상영중이다. 한글 자막이 흰색 바탕의 화면에 깔릴 때 글씨가 잘 보이지 않는 불편함이 있다. 송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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