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28일 개봉)
여름방학을 맞아 할리우드산 애니메이션 세 편이 한 주 간격으로 개봉한다. 실사 촬영과 컴퓨터그래픽을 합친 <바니버디>(20일 개봉)부터 ‘자동차 첩보물’인 <카2>(21일 개봉),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풍경을 3D 화면으로 느낄 수 있는 <리오>(27일 개봉)까지 메뉴도 다양하다. 여기에 시사회 뒤 호평 속에 입소문이 퍼지고 있는, 황선미 작가의 동화를 원작으로 한 국산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28일 개봉)까지 곧 가세할 예정이어서 올여름 극장가는 국내외 애니메이션들의 보기드문 흥행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출발선을 끊은 <바니버디>는 이스터 섬 석상 아래에 ‘이스터 토끼’가 운영하는 초콜릿 공장이 있다는 상상에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 이스터 토끼의 아들이자 초콜릿 공장의 후계자 ‘이비’는 드러머를 꿈꾸는 별난 토끼다. 이비가 꿈을 이루기 위해 할리우드로 떠난 사이 초콜릿 공장의 ‘2인자’인 병아리 ‘칼로스’는 공장을 차지하기 위해 쿠데타를 일으킨다. 토끼들과 초콜릿 공장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고, 인간들과 도시의 풍경은 실사로 찍어 결합했다.
<카2>는 애니메이션 명가인 픽사 스튜디오의 작품. 픽사는 텅 빈 지구에 홀로 남은 낡은 로봇 이야기인 <월-이(E)>(2008)와 열기구처럼 하늘을 나는 집이 등장하는 <업>(2009), 슬프고 아름답게 진화한 <토이스토리> 시리즈를 통해 철학적 성찰까지 담은,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경지를 내보인 바 있다. 픽사의 성과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카2>는 다소 아쉬울 수도 있지만, 그래도 재밌게 볼 만하다. 픽사의 다른 작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평이 좋지 않았던 <카>(2006)의 속편으로, 전편의 주인공이던 경주용 차 ‘맥퀸’의 친구인 천방지축 견인차 ‘메이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첩보 애니메이션’을 표방한다. 세계 그랑프리 대회에 출전한 친구 맥퀸을 따라간 메이터는 미국 스파이로 오해받으며 얼떨결에 국제적인 첩보전에 휘말린다. 일본, 이탈리아, 영국 등 자동차 대회가 열리는 세계 각국의 전통의상 등을 자동차로 의인화해 표현한 부분에선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3D와 4D로 개봉하는 <리오>는 제목에서 드러나듯 아름다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풍경을 사실상의 주인공으로 삼은 애니메이션. 화면 곳곳에 펼쳐지는 리우데자네이루의 해변과 도시 구석구석의 모습은 남미의 해변으로 떠나지 못하는 아쉬움을 눈으로나마 달래준다. 어릴 때 미국으로 팔려 간, 전세계 마지막 남은 희귀종 앵무새 ‘블루’가 고향인 리우데자네이루로 돌아와 같은 종의 짝을 만나 사랑을 이룬다는 이야기다. 날지 못하는 새로 설정된 블루가 미국에서 브라질까지 가면서 겪는 우여곡절이 재미를 준다.
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사진 각 제작사 제공
실사 촬영과 컴퓨터그래픽을 합친 <바니버디>(20일 개봉)
‘자동차 첩보물’인 <카2>(21일 개봉)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풍경을 3D 화면으로 느낄 수 있는 <리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