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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활과 활의 추격전 짜릿하네

등록 2011-08-07 20:07

사극액션 ‘최종병기 활’
청나라에 납치된 여동생 구하기
고속카메라로 활의 움직임 담아
“최종 승자는 ‘최종병기 활’이 될 겁니다.”

절벽과 절벽 사이를 뛰어 건너는 위험천만한 장면을 촬영하다 낙석 대형사고를 당할 뻔했다는 배우 류승룡이 <최종병기 활>(감독 김한민·10일 개봉)에 이토록 애착을 갖는 건 당연해 보인다. 충무로에서도 ‘기대 이상으로 작품이 나왔다’는 반응들이 흘러나온다.

90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간 <최종병기 활>은 앞서 개봉된 <7광구> <고지전> <퀵> 등과 함께 올여름 흥행 대전 작품으로 거론됐지만,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했다. 다른 작품들이 100억원대 영화인데다, <7광구>가 국내 최초 3D 블록버스터를 내세우는 등 홍보도 요란했던 탓이다.

하지만 막판 편집을 하느라 개봉을 늦췄던 <7광구>의 관객 평가가 극단을 오가고 있고, <고지전> <퀵>도 관객동원 속도가 생각보다 더뎌 세 영화는 기대감을 증폭시키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틈새에서 <최종병기 활>이 올여름 유일한 사극액션이란 특화된 상품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사실 영화의 이야기는 뻔할 정도로 간단하다. ‘아빠가 역적으로 몰려 죽은 뒤 오빠 남이(박해일·사진)와 여동생 자인(문채원)은 다른 집에서 자라고, 병자호란 때 청나라에 붙잡혀간 여동생을 구하려고 오빠는 ‘활’ 하나를 들고 적지에 뛰어든다.’ 병자호란에 대한 묘사도 ‘포로로 잡힌 인구가 50만명이고…’ 식으로 화면 밑에 흐르는 자막으로 대체될 뿐이다.

영화의 관심은 여동생을 구하고 달아나는 남이와 그를 쫓는 청나라 장수 쥬신타(류승룡)의 활과 활이 맞붙는 추격전에 쏠린다. 영화는 빠르게 휘어들어가는 남이의 화살 ‘애깃살’처럼 속도감 있고, 방패도 부숴버린다는 쥬신타의 화살 ‘육량시’처럼 팽팽한 긴장감도 파괴력 있게 응축돼 있다.

국내 최초로 사용된 고속카메라 ‘팬텀 플렉스’는 ‘휙~’ 날아가는 화살의 궤적과 활시위가 ‘팽~’ 끊어지는 정교한 모습을 담아냈다. 영화는 죽음까지 내놓으려는 오빠의 사랑이나 병자호란의 참혹한 실상보다는 “두려움은 피하지 않고 직면하면 극복되는 것”이란 깨우침을 주는 활의 속도감과 액션을 즐기는 맛이 더 진하다. 결말을 예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긴박하게 전개되는 이야기의 구조를 중시하는 관객이라면 짐작 가능한 끝을 향해 가는 이야기에 허전함을 느낄 수도 있다.

애절하면서도 강단있는 눈빛을 보여준 박해일과, 중국에서도 수십명만 사용한다는 만주어 대사를 사용하며 부러지지 않을 듯한 장수의 모습을 그럴싸하게 재현한 류승룡의 연기는 극에 안정감을 싣는다.

송호진 기자,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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