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영화·애니

송강호-신세경 ‘치명적 색깔’로 그린 위험한 사랑

등록 2011-08-28 20:14수정 2011-08-28 22:44

<푸른 소금>(31일 개봉)
<푸른 소금>(31일 개봉)
31일 개봉하는 ‘푸른 소금’
이현승 감독 “둘의 조합 기괴하게”
인물심리 따라 화면 색깔 달리해
킬러를 사랑하는 조폭역 송강호
“세경과의 연기서 파격미 노력해”
후배 배우 박희순은 시사회에서 이 영화를 본 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다고 한다. “부러워죽는 줄 알았어!”

신세경(21)이 송강호(44)를 죽음의 위기에서 구하려고 자기 쪽으로 끌어당기는 장면에서 둘의 입술이 살짝 맞닿기도 하니, 이런 시샘이 나올 법하다. 지난 25일 서울 시내에서 만난 송강호는 “그 장면을 촬영하다…”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그때 제 머리에 얼굴을 부딪힌 세경씨의 코에서 피가 났어요. 꽤 아팠을 텐데 첫마디가 저보고 ‘괜찮으시냐’고 묻더군요. 어린 세경씨 인품에 작은 감동을 받을 때가 많았죠.”

<푸른 소금>(31일 개봉)은 화면의 빛과 색감을 중시하는 이현승 감독의 연출작임을 제목에서부터 고백하는 영화다. 충무로 대표 배우 송강호와 신세경이란 신인배우의 ‘조합의 의외성’이 신선함을 주는 작품이다.

“둘이 만나면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날까 흥미로웠죠.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합에서 오는 기괴한 에너지를 담아냈어요.”(이현승 감독)

영화 <의형제> 이후 1년7개월여 만에 돌아온 송강호는 이 작품을 택한 이유를 몇가지 들었다.

“제가 출연한 <공동경비구역 제이에스에이(JSA)>와 이현승 감독이 연출한 <시월애>는 2000년에 같은 날 개봉했어요. 그때 <시월애> 성적이 좋지 않아 미안했는데 이후 영화제를 다니다 만난 감독님과 친해졌죠. <그대 안의 블루>(1995) 등에서 독특하면서도 감각적인 영상을 만들어낸 감독님과 작업하고 싶었고, 이번 영화가 사랑의 느낌, 삶의 자세 등을 감성적으로 전달하려는 점도 좋았습니다.” 그리고 그 역시 뿌리치지 못한 또하나의 유혹. “세경씨와의 조합이 주는 파격의 미도 궁금했고….”

<푸른 소금>은 폭력조직을 떠나 식당을 차려 살고 싶어하는 두헌(송강호)과 살인청부업자의 사주를 받아 그를 총으로 쏘려는 사격선수 출신 세빈(신세경)의 묘한 감정을 담았다. 이것이 행복을 갈망하는 둘 사이 연민의 감정인 건지, 정말 사랑의 느낌에 닿아 있는지는 모호하지만, 세빈은 결국 푸른 하늘빛을 품은 염전에서 두헌에게 총을 겨눈다. 송강호는 영화에서 조폭 배역만 네번째다.


“같은 조폭이지만 지위가 점점 올라갔죠. <초록물고기>의 삼류 양아치 ‘막내’나 <넘버3>의 ‘넘버3’가 살기 위한 생존의 느낌을 강하게 전했다면, <우아한 세계>의 ‘조직 넘버2’는 가족을 생각했고, 제가 ‘조직 넘버원’이 된 이번 영화에선 로맨틱한 남성의 모습을 보여주는 면이 좋았어요.”

송강호와의 만남을 “갑자기 선물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광고를 찍는 기분”이라고 했던 신세경은 제작설명회에서 조폭 아저씨 두헌과의 감정을 “가장 외로운 두 남녀가 서로 위로자가 되어준 것 아닐까”라고 풀었다. “세경씨의 젊음과 미모를 좇다가 가랑이가 찢어질 뻔했다”는 송강호는 “외부적 환경에 의해 갑갑하게 사는 세빈에 대한 연민과 동질감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관객이 판단할 몫이지만 두헌의 감정의 끝엔 사랑이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몇몇 장면에서 발랄한 ‘20대의 신세경’이 튀어나오는 것을 누르지 못해 불안정하고 방황하는 세빈의 감정선이 흐트러질 때도 있지만, 신세경은 이전 출연했던 시트콤 등과는 다른 색깔을 보여주며 첫 영화 주연작에서 무난한 연착륙을 시도한다. 송강호는 인간미와 코믹함이 섞인 인물을 만들어내는 재주가 고갈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세경씨가 상대 배우와의 관계에서 압박감을 느끼지 않고 인물의 감정을 스스로 느끼고 표현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다”는 송강호는 “아나고(붕장어) 회, 암소갈비 등 맛있는 것을 세경씨에게 사주며 친해지려고 했다”며 웃었다. 그는 “처음엔 세경씨가 영화 작업에 당황하더니, 순발력이나 바뀐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빠르더라”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이가 어린 상대 여배우와 사랑 비슷한 감정을 연기하는 영화는 이게 마지막이 될 것”이라며 “여배우가 더 어려지면 그땐 아빠와 딸 관계가 되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껄껄 웃었다.

주연급에 버금가는 비중을 맡은 <쉬리>(1999)부터 현재까지 출연한 영화들만 셈해도 5800만여명의 관객을 모은 그는 이번 작품 결과에 따라 ‘6000만명 동원’이란 흥행파워를 보여줄 수도 있다. 그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은 비교적 적지만, 여전히 관객의 평가가 두렵다”며 “아련한 느낌을 주는 <푸른 소금>이 기분 좋아지는 영화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푸른 소금>은 인물 심리에 따라 화면의 색과 빛을 달리하는 등 인상적 이미지들이 등장한다. 적당히 섞인 코믹으로 지루해질 고비를 힘겹게 넘어간다. 죽음의 위험에 직면한 조폭이란 기본 설정이 식상함을 주거나,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두 남녀의 소망이 투영된 결말이 맥없이 풀린 마무리로 느껴질 수도 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사진 미디어 앤 시네마 스튜디오 블루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