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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순정마초·딸바보·조폭…‘한가위 서바이벌’

등록 2011-09-04 20:21

‘통증’ ‘챔프’ ‘가문의 영광4’ 7일 동시개봉
디브이디 등으로 영화 감상이 일상화하면서 명절 극장 나들이가 옛말이 되긴 했다. 하지만, 가족·친지와 오랜만에 극장을 찾는 명절 연휴는 여전히 놓칠 수 없는 대목. 올해도 추석 흥행작들이 찾아온다. 7일 나란히 개봉하는 영화 <통증>, <챔프>, <가문의 영광 4-가문의 수난>(이하 <가문의 수난>)은 각각 멜로, 드라마, 코미디를 앞세워 관객몰이에 나선다.

`통증’ 권상우,

고통 못 느끼는 `해결사’ 역
혈우병 걸린 여자와 슬픈 사랑 그려

■ ‘순정마초’ 권상우 <통증>은 인기 만화가 강풀이 구상한 원안에, 곽경택 감독이 2008년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이후 3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다. ‘어떤 고통도 느낄 수 없는 남자’와 ‘조그만 고통도 치명적인 여자’의 사랑을 그린 멜로 영화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아무런 통증을 느낄 수 없게 된 남순(권상우)과 혈우병으로 조그만 상처에도 생명을 잃을 수 있는 동현(정려원)은 추심전문 ‘해결사’와 빚쟁이로 만난다. 어릴 적 사고로 온가족을 잃은 남순과 가족력인 혈우병으로 부모를 잃은 동현은 둘 다 가진 것 없고, 몸도 건강하지 못하다. 서로 상처를 보듬으며 둘은 사랑을 키워가지만, 순탄한 여정을 밟기 어려운 건 불 보듯 뻔한 일. 영화는 ‘왠지 그럴 것 같았던’ 슬픈 결말로 차츰 치닫는다.

영화 <통증>의 남순(권상우)과 동현(정려원).
영화 <통증>의 남순(권상우)과 동현(정려원).
“갈라진 아스팔트 속에서 자라난 새싹 같은 순수한 사랑을 다루고 싶었다”는 곽경택 감독의 말처럼 두 난치병 남녀의 비극적 로맨스는 ‘아무것도 못 가진 이들의, 순도 높은 사랑 그대로의 사랑’을 전하려 한다. 주인공 권상우와 정려원은 각자 맡은 독특한 캐릭터를 그럴듯하게 풀어낸다. 특히 잃었던 감각을 사랑하면서 깨닫는 권상우는 귀엽고 우직한 ‘순정마초’다운 매력을 보인다. 권상우는 ‘남순’을 “덜 자란 아이 같은 느낌이고, 보듬어주고 싶을 정도로 가엾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영화에서 그는 자신의 분석대로 캐릭터를 표현해낸다. 30대 중반 나이에도 소년다운 풋풋함을 지닌 그에게 ‘남순’ 역은 딱 맞는 옷처럼 어울린다. 곽 감독의 이전 영화보다 여자 캐릭터 비중이 커졌지만, 결국 권상우를 중심에 두면서 <친구>, <챔피언>, <사랑>처럼 선 굵은 영화의 계보를 잇는다.

`챔프’차태현,

실명 위기의 `퇴물’ 기수 역
딸 위해 절름발이 말과 감동 질주


■ ‘딸바보’ 차태현 <챔프>는 교통 사고 뒤 시력을 잃어가는 ‘퇴물’ 기수와 같은 사고로 다리를 저는 신세가 된 경주용 말이 만나서 펼치는 이야기다. 불행한 두 주인공이 눈물샘을 자극한다는 점에서 <통증>과도 비교된다. 하지만 <통증>이 묵직한 비극적 멜로라면 <챔프>는 불가능해 보이는 도전으로 감동을 전하는 ‘착한’ 드라마다. 2006년 임수정이 기수로 나온 <각설탕>으로 사람과 말의 교감을 그린 이환경 감독이 한번 더 경마를 소재로 만들었다. 잘나가는 기수 승호(차태현)는 제주도에서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고 기수에겐 생명과도 같은 시력마저 망가진다. 딸 예승(김수정)과 근근이 살아가던 승호는 빚에 쫓겨 도망치듯 찾은 제주도에서 예전 자신이 다친 사고에서 새끼를 잃고 다리도 다친 말 ‘우박이’를 만난다. 무뚝뚝하지만 속정 깊은 윤 조교사(유오성)의 도움으로 점점 예전 실력을 되찾는 승호와 아픈 다리에도 불굴의 의지로 경주를 펼치는 우박이는 경마 대회에서 승승장구한다. ‘절름발이 경주마’로 낙인찍혔지만, 국내 경마 대회에서 13번이나 우승한 ‘루나’의 실화에 ‘시력을 잃어가는 기수’라는 영화적 설정을 더했다. 전반부가 다소 늘어지는 감이 있지만, 안정된 스토리에 하이라이트인 후반부 경마 장면은 박진감이 넘친다. 차태현은 조금 엉성하지만, 딸 예승이를 끔찍이 아끼는 ‘딸바보’ 아빠 연기로 예의 친근한 매력을 보여준다. 차태현은 “점점 (눈이) 안 보이는 설정이기 때문에 연기가 힘들었다”며 “자연스럽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영화 <챔프>의 승호(차태현)와 그의 딸 예승(김수정).
영화 <챔프>의 승호(차태현)와 그의 딸 예승(김수정).
두 영화는 아쉬움도 남긴다. <통증>은 극적인 설정과 달리, 예상 가능한 ‘무난한’ 결말을 향해 익숙한 순서를 밟아간다. 이야기 이음새가 다소 매끄럽지 않고, ‘어떠한 고통도 느끼지 못한다’는 설정 탓인지 일부 장면들은 불필요하게 가학적이란 느낌도 준다. <챔프>는 김상호, 박원상 등 조연 연기자들이 감초 구실을 하지만 코미디도 약간은 심심하다. 감정이 고조되는 후반부에서는 관객이 울기 전에 영화가 먼저 울어버리면서 눈물을 강권하기도 한다. 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사진 쇼박스미디어플렉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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