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원 감독의 <가문의 영광4 : 가문의 수난>
연휴 극장가 누가 웃었나
“가족 관객들이 많이 찾아”
평가 나빠 흐름 꺾일 수도
‘활’ 올 최고흥행작에 도전
‘푸른 소금’ 송강호 등 힘 못써
“가족 관객들이 많이 찾아”
평가 나빠 흐름 꺾일 수도
‘활’ 올 최고흥행작에 도전
‘푸른 소금’ 송강호 등 힘 못써
감독 자신이 “이 영화는 멜로, 감동, 메시지, 여운이 없다”고 대놓고 얘기했던 코미디 영화가 추석 극장가를 휩쓸었다. 정태원 감독의 <가문의 영광4 : 가문의 수난>(오른쪽 사진)이 추석 연휴기간 홀로 100만 관객을 모았다. ‘멜로’(<통증>), ‘감동’(<챔프>), ‘여운’(<푸른 소금>)을 담으려 애썼던 다른 영화들은 같은 기간 40만명을 넘기지 못했다.
■ ‘가문 시리즈’ 흥행장세 어디까지? ‘추석엔 그래도 코미디’란 국내 관객 취향이 “명절 대목을 노려 찍어낸 기획영화”란 언론과 평단의 혹평을 머쓱하게 만들었다. 14일 오전 현재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를 보면, <가문의 수난>은 지난 9~13일 연휴 닷새간 129만4214명을 극장으로 불러들였다. 추석 당일(12일)에만 40만명이 봤다. 7일 개봉 뒤 누적관객 수는 149만9227명.
추석 극장가의 유일한 한국 코미디 영화란 점과 ‘조폭가족’을 연기한 김수미, 탁재훈 등 입담 좋은 배우들에 대한 기대감이 관객층에 파고든 것으로 분석된다. 배급사 ‘뉴’(NEW) 쪽도 “남녀노소 모두 웃을 수 있는 영화여서 가족 관객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문의 영광>(2002년·520만), <가문의 위기>(2005년·570만), <가문의 부활>(2007년·320만) 등 전편 시리즈를 넘는 흥행을 이어갈지는 불투명하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관객 평점이 10점 만점에 3~4점대에 머무는 등 ‘관람 이후 평가’가 상당히 인색한 탓이다. 다른 기대를 접고 웃으러만 갔는데, 웃음의 세기마저 생각보다 약했다는 평들이 많다. 한 영화 제작사 관계자는 “같은 시기 개봉한 경쟁작들의 파괴력이 크지 못해 관객의 선택이 쏠린 효과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꺾이지 않는 활 이야기 구조가 단순하다는 약점을 속도감 넘치는 활 액션과 추격전으로 채운 <최종병기 활>(왼쪽)이 600만명(617만2643명)을 돌파했다. 연휴 기간에 두번째로 많은 87만명을 모았다. 지난달 10일 개봉한 이 영화는 올해 국내 개봉 최고흥행작인 <트랜스포머3>(779만)와 2위 <써니>(739만)의 관객 기록을 넘보고 있다. 개봉 35일 만에 600만명을 넘겨 상영 9주차에 600만 고지를 밟은 <써니>보다 흥행속도가 빠르다. 여름 대작 중 가장 늦게 극장에 걸렸지만, <7광구> <고지전> <퀵> 등 다른 블록버스터들이 고전하며 끌어안지 못한 관객을 흡수하며 흥행의 힘을 가을까지 끌고왔다.
■ 너무 일찍 녹은 소금 ‘가장 신뢰가 가는 국내 배우’ 설문조사에서 늘 선두를 다투는 송강호가 신세경과 함께 출연한 <푸른 소금>이 추석 연휴 15만명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지난달 31일 개봉한 뒤 총 61만명에 머문데다 상영관 수도 줄고 있어 자칫 100만명도 넘기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송강호의 흥행력’에 기댔지만, 예쁜 영상에 비해 스토리를 탄탄하게 끌고 가지 못했다는 평가가 관객 사이에 퍼진 탓이다.
예상된 결말로 치닫는 곽경택 감독의 영화 <통증>과, 관객보다 영화가 더 울어버리는 차태현 주연의 <챔프>도 연휴 기간에 각각 30만과 26만명을 모으는 데 그쳐 큰 힘을 쓰지 못했다. 추석 뒤 2라운드도 노려봄직하지만, 다른 개봉 대기작들이 만만치 않다. 장애인에 대한 성폭력 실화를 다룬 <도가니>(주연 공유 정유미·22일 개봉), 전도연의 복귀작 <카운트다운>(29일), 법정영화 <의뢰인>(주연 하정우 장혁 박희순·29일)이 흥행 채비를 갖추고 있다.
글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한겨레> 자료사진
<최종병기 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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