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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야구영화, 야구붐 타고 ‘스크린 홈런’ 노린다

등록 2011-09-18 20:11

최동원-선동열 대결 ‘퍼펙트…’
야구하는 고릴라 ‘미스터고’ 등
야구팬과 여성들도 관심 커져
CG·3D기술의 볼거리도 눈길
현역 선수 시절 썼던 유니폼과 글러브를 들고 ‘무쇠팔’이 먼 원정경기를 떠났다. 어머니가 쥐여준 낡은 야구공만큼은 병실 침대에서도 손에 꼭 쥐고 놓지 않았다는 ‘최동원’. 이제야 야구공에서 묻어나온 송진가루를 손에서 털고 마운드를 완전히 내려왔지만, 그가 팬들의 가슴에 질러놓았던 불은 꺼지지 않았다. 스크린에서 그 최동원이 되살아난다. 한해 관중 600만명 시대를 열어젖힌 ‘야구붐’을 타고 충무로에선 여러 야구 소재 영화들이 등판 채비를 하고 있다.

■ 최동원부터 고릴라까지 배우 조승우·양동근, 박희곤 감독은 지난 15일 고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의 빈소를 찾아 영정 앞에 섰다. 박 감독은 “이 영화를 구상한 게 8년 전이다. 좀더 일찍 만들었다면 생전에 보여드렸을 텐데 자책감도 들고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12월 초 개봉될 <퍼펙트게임>은 ‘1987년 5월1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해태 경기, 그러니까 팬들이 잊으려야 잊을 수 없는 ‘투수 최동원과 투수 선동열’이 5시간여 걸친 15회 연장 접전 끝에 2-2로 비긴 경기를 그린 영화다. 조승우가 최동원을, 양동근이 선동열 역을 맡았다. 박 감독은 “무엇이 최고였던 두 투수를 경기에 나서게 했으며, 5시간 동안 말없이 공을 던지게 했던 것은 무엇이었는지 담은 영화”라고 했다.

“당시 사직구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두 ‘검투사’ 중에 한명이 죽어나갈 것이란 생각으로 봤을 겁니다. 그런데 예상이 빗나갔죠. 둘 다 쓰러지지 않은 겁니다. 지역감정이 당연시되던 때에 영남의 롯데, 호남의 해태 팬 중엔 경기가 끝나자 기립박수를 친 사람도 있었다고 합니다. 두 선수도 경기 뒤 상대를 대한민국 최고라고 인정을 해줍니다. 내가 가지지 못한 하나를 가진 상대에 대한 질투와, 그 상대에 대한 존경을 담은 영화입니다.”

영화는 “주변에선 출전을 말렸는데, 이 경기를 피하면 창피해서 부산에서 어떻게 살아가느냐”는 최동원 전 감독의 증언 등을 대사 속에 녹여낸다. 최 전 감독은 “내 투구 폼을 조승우가 그대로 따라하면 우스워질 수 있으니 특징만 잡아서 하는 게 좋을 것”이라는 당부도 했다고 한다. 박 감독은 “최동원 감독께서 ‘야구가 우스꽝스럽지 않도록 잘 만들어달라’면서 20대들이 나를 모르는데 영화를 얼마나 보겠느냐는 걱정도 했다”고 했다. 조승우와 양동근은 국가대표 투수 출신한테 3개월 특별훈련도 받았다. 사직구장 장면을 군산구장에서 찍고 있으며, 컴퓨터그래픽(CG)으로 당시 경기장과 관중들을 재현할 예정이다.

다음달 6일 개봉하는 <투혼>은 롯데 자이언츠 간판투수였다가 사고뭉치가 된 윤도훈(김주혁)이 병에 걸린 아내(김선아)를 위해 다시 마운드에 서는 내용을 다룬 ‘휴먼코미디’다. <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 등을 연출한 김상진 감독의 작품이다. 김주혁은 롯데 코치진한테서 특별지도를 받았다.

촬영이 내년 초께로 늦춰진 <미스터고>는 연변소녀 미미(남지현)와 고릴라 링링이 한국 프로야구팀에 입단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국가대표> 등을 연출한 김용화 감독이 100억원 이상의 제작비를 들여 3D영화로 찍는다. 허영만 화백의 야구만화 <제7구단>이 원작이다. ‘야구 하는 고릴라’를 표현해야 해서 컴퓨터그래픽 기술이 관건이다.

■ 왜 야구영화? 다른 스포츠와 달리, 야구영화는 꾸준히 나오고 있다. 2000년대 들어서도 <와이엠시에이(YMCA) 야구단>(2002), <슈퍼스타 감사용>(2004), <스카우트>(2007)가 선보였고, 올해도 <글러브>를 비롯해 <투혼> <퍼펙트게임> 등 3편이 만들어졌다. 세계야구클래식, 올림픽 등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서 야구팬이 더욱 늘어난데다, 극장 주관객층인 여성들 사이에서도 관심이 높아져 야구 소재 영화를 친숙하게 여기는 분위기도 한몫하고 있다.

한 영화 제작사 대표는 “야구는 서로 몸을 부딪히는 동적인 경기가 아니어서 영화적으로 표현할 때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최동원, 선동열의 맞대결처럼 관객들이 함께 기억하고 공감할 만한 스토리가 다른 경기보다 많아 영화화하는 데 매력적”이라고 했다. 다른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스포츠 영화의 한계는 실제 스포츠만큼 경기력을 재현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결국 감동적이면서 탄탄한 스토리를 얼마나 잘 엮어내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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