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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4천t 거대한 지붕 밑에서 ‘거대한 감동’ 만난다

등록 2011-10-02 20:40수정 2011-10-03 10:24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가 6일 아시아 최초 영화제 전용상영관인 ‘영화의 전당’에서 막을 올린다. 왼쪽부터 영화제 상영작인 <오늘>, <테라페르마>, <더 레이디>, <18일>, <완득이>의 한 장면.  사진 부산영화제 제공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가 6일 아시아 최초 영화제 전용상영관인 ‘영화의 전당’에서 막을 올린다. 왼쪽부터 영화제 상영작인 <오늘>, <테라페르마>, <더 레이디>, <18일>, <완득이>의 한 장면. 사진 부산영화제 제공
부산국제영화제
6일 개막…70개국 작품 307편 상영
‘완득이’서 3D로 부활 ‘괴물’까지
국내 기대작 가장 먼저보는 자리

여름을 넘긴 부산 앞바다가 다시 영화 팬들을 품는다. 아시아 최대 규모인 1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6일부터 14일까지 부산 해운대 일대에서 열린다. 70개국에서 온 307편을 상영한다. 저예산 입체영화(3D)부터 국제영화제 대상작까지 다양하다. 개막작 <오직 그대만>(감독 송일곤, 주연 소지섭·한효주)의 온라인 예매분(현장 판매 제외)은 7초 만에 다 팔렸다. 지난달 29일 개관한 전용상영관 ‘영화의 전당’(위 사진) 야외극장에서 근사하게 개막작 좀 보겠다던 팬들이라면, “정말 속상해 죽~겠어”란 볼멘소리가 터져나올 법하다.

■ 국내 미개봉작을 먼저 본다 다문화 문제를 유쾌한 시선으로 풀어내 부산국제영화제 쪽에서도 ‘이번 영화제 인기작’으로 부상할 것이라 점친 <완득이>(주연 김윤석·유아인), <미술관 옆 동물원> <집으로>를 연출한 이정향 감독이 6년여 준비한 <오늘>(주연 송혜교)이 개봉에 앞서 소개된다. 1억5000만원 저예산으로 만든 연상호 감독의 잔혹스릴러 <돼지의 왕>은 올 하반기 애니메이션계가 주목하는 기대작이다.

무당이 된 아내를 찾아 나선 교수와 아내 행방을 쫓는 흥신소 직원을 축으로 전개되는 3D영화를 1억원도 안 되는 돈으로 찍은 <물고기>(감독 박홍민), 7000만원 예산으로 사극영화를 만든 <동학, 수운 최제우>(감독 박영철)는 영화제 쪽의 강력 추천작이다.

3D로 재탄생한 봉준호 감독의 <괴물>, 배우 구혜선이 연출한 <복숭아나무>, 김기덕 감독이 <아리랑> 이후 찍은 로드무비 <아멘>, 외국으로 입양을 보내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파고든 기대작 <바비>(주연 이천희·김새론)도 볼 수 있다. 밤을 새워 영화 여러편을 보는 ‘미드나잇패션’에 소개될 태권도 액션영화 <더 킥>도 관객의 관심을 모은다.

칸·베를린·베니스작품도 상영

■ 거장들과 화제작을 만나다 국제영화제 수상작과 외국 유명 감독들의 작품들도 대거 몰려온다. <레옹>을 연출한 뤼크 베송 감독의 <더 레이디>는 미얀마 민주화투쟁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의 일대기를 그렸다.

‘칸의 작품’들도 한꺼번에 온다. 올해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트리 오브 라이프>와 심사위원 대상작인 벨기에 장피에르 다르덴과 뤼크 다르덴 형제 감독의 <자전거 타는 소년>,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이 연출해 여우주연상을 배출한 <멜랑콜리아>가 한국을 찾는다. <우리에겐 교황이 있다> <어바웃 케빈> 등 올해 칸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도 함께 건너온다.


올해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은 러시아 영화 <파우스트>, 지난 2월 베를린영화제에서 감독상을 탄 울리히 쾰러 감독의 <수면병>도 국제영화 흐름을 볼 수 있는 영상교과서가 될 것이다.

국내팬에게 <러브레터>로 잘 알려진 일본의 이와이 슌지 감독은 자살을 원하는 사람들의 피를 빨아먹으면서 점점 번민하는 흡혈 살인마를 다룬 <뱀파이어>를 들고온다.

■ 격동하는 세계를 본다 혁명과 분쟁, 불법이민 등 지구촌의 생생한 모습들이 스크린에 담겼다. 리비아 교도소에서 탈출한 난민을 숨겨주는 어부 가족의 얘기를 다룬 <테라페르마>는 불법이민자 문제를 첨예하게 다룬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이집트 영화 <18일>은 무바라크 독재정권을 허문 이집트 혁명을 단편영화 10개로 묶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다룬 <가자지구 바다의 물병>, 대만에서 일하는 외국인노동여성의 삶을 10년 남짓 따라간 다큐멘터리 <돈과 사랑>, 정부에 비판적이었다며 6년 징역, 20년간 외부활동 금지를 당한 이란의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일상을 기록한 <이것은 영화가 아니다> 등도 국제사회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작품들이다.

■ 영화의 전당에서 ‘인증샷 한컷’ 야외극장의 스크린 크기(24m×13m), 화면과 영사기의 거리(60m)는 국대 최대 규모다. 길이 163m, 너비 62m, 무게 4000톤의 건물지붕은 기네스북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12만개의 엘이디(LED) 조명이 반짝이는 ‘영화의 전당’ 야경사진에 ‘나’를 집어넣고 싶은 충동도 일 것이다. 4개 극장이 있는 9층짜리 ‘시네마운틴’과 4층 ‘비프힐’을 연결하는 야외다리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놓치면 안 된다는 게 영화제 쪽의 귀띔이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사진 부산영화제 제공


영상포럼 첫 개최…마켓행사도 한곳서 열기로
이용관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

이용관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
이용관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
“그땐 젊은이들이 패기만으로 할 수 있겠나란 자조 섞인 말을 많이 들었죠.”

1985년. 영화평론가 이용관(사진)은 경성대 연극영화과 교수로 부임해 부산과 연을 맺었다. 이후 그는 잡지 <영화언어>를 같이 만들던 또다른 청춘들과 무모해 보이던 꿈을 꿨다. 영화제를 만들자던 모의는 “불모지 부산에서? 가당치도 않다”는 반대에 곧잘 부딪혔다. 그는 “그런 젊은 친구들과 어울리면 패가망신한다”는 시선을 감내한 김동호 전 문화부 차관을 95년에 ‘모셔와’ 이듬해 부산국제영화제를 태동시켰다. 이제 그 젊은이는 15년간의 ‘김동호 시대’를 잇는 수장으로서 6일 개막하는 16회 부산국제영화제를 맞게 됐다.

“엄청 부담스럽죠. 자다가 문득문득 놀라서 깨기도 합니다.”

중앙대 공연영상창작학부 교수인 이용관(56) 집행위원장은 지난 4년간 김동호 현 명예위원장과 공동 집행위원장을 맡다가 단독 위원장으로 전면에 나서게 됐다.

그는 최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영화제는 (아시아 최초) 영화제 전용상영관인 ‘영화의 전당’ 시대를 열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영화의 전당’ 개관은 아시아 영화의 연대를 이뤄내고, 국제적인 비경쟁영화제로 성장한 영화제의 성과와 영화인들의 노고를 인정했다는 반증”이라며 반겼다. 상영관을 빌리던 셋방살이를 정리한 그는 “영화의 전당을 포함한 5개 극장이 해운대에 몰려 있어 관객들의 동선도 편리해졌다”며 “영화제를 일주일 앞두고 전당이 개관해 냄새가 나는 새집증후군과 안전사고 우려가 없는지 밤낮으로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영상포럼’도 의욕적으로 여는 첫 행사다. 그는 “세계적 평론가, 석학 등이 참여한다. 우리 영화제가 영화담론을 생산하는 데 부족했다는 허전함을 채우게 될 것”이라고 했다. ‘21세기 아시아 영화의 길을 묻다’란 포럼에선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엉클 분미>를 연출한 아피찻퐁 위라세타꾼 감독(타이) 등이 토론발제를 맡는다.

이 위원장은 “아시아필름마켓(영화 판매시장)도 그동안 호텔에서 하다가 전문전시장(벡스코)으로 확대했고, 흩어져 있던 마켓 행사들을 한 장소에 모아낸 ‘토털마켓’으로 시너지 효과가 생길 것”이라며 “세일즈 성과가 30~40% 늘어날 것 같다”고 기대했다.

그는 “지금까지 김동호 위원장이란 독보적 리더십으로 영화제가 급행열차를 타고 왔다면, 이제 모두가 위원장이란 생각으로 조직적으로 움직이며 완행열차를 타고 재도약할 때”라고 했다. “내년부터 영화의 전당에서 국내외 예술·독립영화를 연중 상영해 작가주의적 영화를 유통시키고 아시아 영화를 영화제 기간뿐 아니라 상시적으로 소개하는 창구 역할을 할 것”이라는 구상이었다.

“이번 영화제에는 307편의 주옥같은 출품작들도 있지만, 시네마투게더, 아주담담, 오픈토크 등 감독·배우들과 얘기를 나누는 관객 참여 프로그램도 많습니다. 지도를 잘 그리면 재밌는 영화여행이 될 겁니다.” 송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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