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다기리 조, 판빙빙 등 출연한 신작 영화 ‘마이웨이’ 제작보고회
일본 스타배우 오다기리 조가 얘기하는 동안 일본 취재진이 먼저 웃음을 터트렸다. 한국어 통역이 이어지자 객석의 웃음소리는 더 커졌다.
“전쟁장면이 격렬했다. 굉장히 힘든 촬영의 연속이었다. 거의 매일 (소품인) 화약이 터졌으니까. 그런데 나에게 가장 아찔했던 순간은 장동건씨와 주거니 받거니 때리는 격투신이었다. 내 주먹이 진짜로 장동건씨의 얼굴을 제대로 때려서 소름이 끼쳤다.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의 얼굴에 상처가 나면 한국 입국을 못 하는 게 아닌가, 국제적인 문제가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다.”
그가 이런 농담을 할 수 있었던 건 장동건과 9개월여간 영화를 같이 촬영하며 친분을 두텁게 쌓았기 때문이다. 장동건은 “영화에서 일본어 대사가 많이 나오는데, 오다기리 조가 잘 도와줬다”며 “굉장히 진지하게 고민하는 배우여서 나와 마음이 잘 통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오다기리 조도 가만있지 않았다. “장동건씨는 친절하고 현장에서 우리를 이끌어주는 리더다운 모습을 보였다”며 “여자라면 (장동건씨에게) 반하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남자인 나도 반할 정도였으니까.”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미남배우인 이들과 연기를 펼친 중국 여배우 판빙빙은 ‘두 사람 중 누가 더 이상형에 가까운가’란 물음에, “질문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웃은 뒤, “내가 욕심이 많아서, 두사람 다 이상형이다. 고를 수가 없다”며 피해갔다.
한·중·일 3국의 스타배우가 출연한 영화 <마이웨이>가 오는 12월 개봉을 앞두고 8일 부산 시내에서 제작보고회를 열었다. 영화 <태극기를 휘날리며> 이후 7년여 만에 직접 연출에 나선 강제규 감독의 복귀작이다.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일본군에 징집됐다가 독일 병사가 된 동양인 남자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강 감독은 “(홍보·마케팅 비용 등을 뺀) 순수 제작비만 280억원 정도”라며 “제작비의 80%는 국내(SK, CJ)에서, 10%는 중국의 투자금, 나머지는 창업투자사에서 투자받았다”고 소개했다.
강 감독은 “<마이웨이>는 전쟁의 가해자나 피해자의 사실을 극화한 내용이라기보다는 전쟁이라는 소용돌이에 묻혀서도 꿈을 잃지 않는 한 인간과 그 꿈 때문에 결국 이해와 용서를 하는 ‘휴먼’이 기본인 영화”라고 말했다. 강 감독은 또 “인물의 동선에서 파생되는 모든 것은 실화에 바탕을 두었으나, 마라톤 부분은 허구”라고 덧붙였다.
1940년대 2차 세계대전의 격동에 휘말리는 한국, 일본, 중국의 인물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3개국의 배우들이 캐스팅됐다. 장동건이 마라톤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꿈꾸다 예기치 않은 사건에 휘말려 징집된 조선 청년 김준식을, 오다기리 조가 꿈을 포기하지 않는 준식을 보고 점점 마음을 여는 일본군 장교 타츠오를 맡았다. 판빙빙은 중국의 명사수 ‘쉬라이’로 나온다. 지난해 10월부터 라트비아 현지 촬영 등 유럽과 한국 세트에서 9개월 가까이 찍었다.
배우들은 영화에 필연적으로 나올 수 밖에 없는 전투장면 때문에 고된 촬영이 이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판빙빙은 “이번에 촬영하면서 처음으로 배운 한국말이 ‘피곤해요?’란 말이었다”고 했다. 전투장면을 찍는 것이 쉽지 않았는데, 그때마다 장동건이 “피곤해요?”라며 걱정을 해줬다는 것이다. 판빙빙은 “나도 처음에 겁이 났지만, 장동건과 오다기리 조가 몸을 아끼지 않고 촬영하는 걸 보면서 겁을 내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며 “그래서 두번째로 배운 한국말이 ‘안 피곤해요’였다”며 웃었다. 장동건은 “한국전쟁을 다룬 <태극기를 휘날리며>에 출연했기 때문에 같이 출연한 국내 배우들에게 나름 전투를 한번 겪은 고참 선배처럼 얘기했는데, 이번에 촬영하면서 내가 가장 많이 놀랐던 것 같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마라톤 장면을 위해 1940년대 당시 주법도 익히고, 과천 일대에서 개인연습도 많이 했다고 한다. 역시 마라톤 훈련을 받았다는 오다기리 조는 “뛰어보니 건강에도 좋아 일본에서 마라톤대회에 한번 출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장동건은 “꿈과 희망을 잃지 않고 역경을 헤쳐나가는 ‘준식’이란 인물을 통해 관객들이 조금이나마 힘이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강제규 감독은 영화 개봉과 관련해, “국내에서는 12월, 일본에서는 내년 1월14일, 중국은 1월 하순에 개봉한다”며 “판권을 파는 게 아니라 그쪽 배급사와 함께 (우리가 직접 배급하는) 직배의 형태”라고 말했다. 부산/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판빙빙은 “이번에 촬영하면서 처음으로 배운 한국말이 ‘피곤해요?’란 말이었다”고 했다. 전투장면을 찍는 것이 쉽지 않았는데, 그때마다 장동건이 “피곤해요?”라며 걱정을 해줬다는 것이다. 판빙빙은 “나도 처음에 겁이 났지만, 장동건과 오다기리 조가 몸을 아끼지 않고 촬영하는 걸 보면서 겁을 내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며 “그래서 두번째로 배운 한국말이 ‘안 피곤해요’였다”며 웃었다. 장동건은 “한국전쟁을 다룬 <태극기를 휘날리며>에 출연했기 때문에 같이 출연한 국내 배우들에게 나름 전투를 한번 겪은 고참 선배처럼 얘기했는데, 이번에 촬영하면서 내가 가장 많이 놀랐던 것 같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마라톤 장면을 위해 1940년대 당시 주법도 익히고, 과천 일대에서 개인연습도 많이 했다고 한다. 역시 마라톤 훈련을 받았다는 오다기리 조는 “뛰어보니 건강에도 좋아 일본에서 마라톤대회에 한번 출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장동건은 “꿈과 희망을 잃지 않고 역경을 헤쳐나가는 ‘준식’이란 인물을 통해 관객들이 조금이나마 힘이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강제규 감독은 영화 개봉과 관련해, “국내에서는 12월, 일본에서는 내년 1월14일, 중국은 1월 하순에 개봉한다”며 “판권을 파는 게 아니라 그쪽 배급사와 함께 (우리가 직접 배급하는) 직배의 형태”라고 말했다. 부산/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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