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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흥행성만 보고 꾸역꾸역 연기할 순 없죠”

등록 2011-10-16 20:21수정 2011-10-16 22:02

송혜교
송혜교
‘오늘’ 주인공 송혜교
이정향 감독 작품서 다혜 역 맡아
배역에 꽂혀 먼저 연락해 출연
“다른 배우의 영화 흥행이 부럽기도 하죠. 난 왜 흥행이 빨리 오지 않나란 생각도 들고요.”

조바심일까? “내가 약지 않아서인지 모르지만”이란 말로 이 예상을 밀쳐냈다.

“배역과 시나리오에 꽂혀야죠. 흥행할 것 같다고 그 작품에 들어가 꾸역꾸역 연기하면 뿌듯함이 없을 것 같아서.”

오락성이 옅은 이 영화는 송혜교(사진)가 감독에게 먼저 연락해 출연했다.

“여배우 중심 영화가 거의 없는데, 이 영화는 그렇지 않잖아요. 영화의 먹먹한 느낌도 좋았고. 연기의 한계에 부딪힌 상황에서 감독님의 섬세함에 기댔다고 할 수 있죠.”

송혜교가 영화 <오늘>(27일 개봉)로 관객 앞에 선다. 왕자웨이(왕가위) 감독의 <일대종사>를 찍고 있는 송혜교의 국내 상업영화 출연은 관객 130여만명을 모은 <황진이> 이후 4년 만. <미술관 옆 동물원> <집으로>를 연출한 이정향 감독의 신작이다.

비 오던 14일, 송혜교와 마주 앉았다. “초가을을 좋아해요. 스웨터 입을 정도의 날씨? 집에 있을 땐 이렇게 비 내리는 날도 괜찮고요.”

하지만 영화 속 ‘다혜’는 빗소리를 편히 들을 수 없다. 약혼자가 빗속에서 고등학생이 모는 오토바이에 치여 죽었다. 다혜는 학생을 용서한다. 용서를 주제로 범죄 피해자 가족을 만나 다큐멘터리를 찍던 다혜는 혼란스러워진다. 용서한 학생이 또 살인을 했다는 소식. 사과도 없는 가해자에 대한 용서를 취소하겠다는 피해자들의 후회.

영화는 용서의 함정, 용서의 위선을 묻는다. 가해자 인권보다 “제목처럼 오늘 하루라도 편히 살았으면 한다”며 피해자의 고통을 더 매만진다. 종교 자비가 피해자의 상처를 치유 없이 덮을 수 있다고도 읊는다.

“영화를 찍으며 용서란 단어가 무섭기도 하고, 용서가 최악의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구나란 생각을 했죠. 피해자가 가해자처럼 고통스럽게 사는 것도 화가 났고요.”

감정 과잉을 막는 연기를 보여준 송혜교는 “다혜가 폭발하는 성격이 아니어서 절제된 속에서 감정을 다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했다. 감독은 다혜가 다큐 카메라를 보고 가해학생에게 말하는 장면에서도 더 터트렸으면 하는 송혜교의 생각과 달리, 감정을 누르는 쪽을 택했다.

그러나 영화는 ‘용서’라는 메시지가 과잉 표현된 탓에 관객의 감정이 이입할 공간을 좁힐 우려를 남긴다.

송혜교는 평소 인간관계에선 “몇번의 (용서) 기회를 줬다가 변하지 않으면 마음을 닫는다”며 웃었다. 연기 데뷔 15년이 된 송혜교는 서른살을 맞았다. 그는 “나이 먹은 느낌의 얼굴이 영화에 나오는데 좋더라. 열정도 예전보다 더 커졌다”고 했다. 한류스타 송혜교는 “영어공부도 열심히 한다”고 했다. “대화하는 걸 좋아하는데, 외국에서 바보처럼 앉아 있을 순 없지 않으냐”며.

글 송호진 기자, 사진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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